끄적 끄적/영화감상

[Talk to her, 2002]를 보고

baraboda 2014. 7. 21. 15:57



그녀에게 (2003)

Talk to Her 
8.9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하비에르 카마라, 다리오 그란디네띠, 레오노르 와틀링, 로사리오 플로레스, 제랄딘 채플린
정보
드라마 | 스페인 | 112 분 | 2003-04-18
글쓴이 평점  


모처럼의 헐렁한 토요일 오후에 이 영화를 보았다. 

요즘 뒤 늦게 시작한 불어와 스페인어 공부와 함께 원래 관심이 많았지만 더더욱 현실적인 필요성과 함께 필요성이 더 해 가는 유럽 영화들 중에서 이렇게 훌륭한 감독(Pedro)과의 만남이 가슴 설레게 된다. 앞으로 하나씩 하나씩 이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되는 즐거움이 생겼다.


이 영화는 베니뇨와 마르코라는 두 남자를 축으로 두개의 사랑을 보여준다. 이 두남자의 사랑은 서로 완전히 다른 상태에서 진행하다 병원에서 서로 겹치다가 끝나게 된다. 베니뇨는 죽음을. 마르코는 살아 간다.

베니뇨는 마르코와 대조적으로 볼품없는(?) 남자다. 키, 외모, 성격, 그리고 사회적 성공(?)...어떤 여자도 쳐다 보지도 않을 것 같은 이 남자는 그래도 지고 지순한 사랑을 한다. 나름대로의.  홀로 애타게 짝사랑하던 여자가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자 그 환자의 담당 간호가가 되어 그녀를 씻기고 옷을 갈아 입히고 화장을 해 주고, 이야기를 나눠 주면서 살아 있는 이성을 이렇게 대할 수 도 없을 정도로 지극한 사랑을 베푼다.

마르코는 우연히 한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그 여자도 식물인간이 되고, 자신과의 사랑을 생각하고 병원에 함께 남고자 하였으나 곧 자신은 그녀의 진실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식물인간인 그녀를 떠난다. 

병원에 있는 동안 서로 친구가 된 마르코와 베니뇨. 

얼마동안 떠난 후 돌아와 보니 베니뇨는 돌보던 환자가 임신을 하게 되어 감옥에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사람들은 베니뇨에게 그 환자가 아이를 낳고 정신이 돌아 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 한다. 베니뇨는 환자 강간범으로서 절망하며 죽음을 택한다.


실은 한글 자막은 고사하고 제대로 되지도 않은 이상한 영문자막에다가 말도 안되는 유치한 스페인어 실력으로 들어 보려 애쓰다 보니 약간의 내용 흐름상의 오해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한다만...


난 자연스럽게 그 환자를 임신시킨 것이 베니뇨일 것이고, 어쩌면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그 환자는 코마 상태에서 정신이 돌아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환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기에 강간이었던 것이고, 그가 들떨어지는 남자였기에 그는 아무것도 모른채 감옥에서 자살 했던 것이다.(심지어 마르코까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사랑의 결실은 아이로서 태어 나게 되고 누군가에 의해 잘 길러 지는 것이다. 그러면 너무 사이코틱한가...암튼 생각 많이 해봐야 하는 내용이고 까딱 잘못하면 욕먹기 쉬운 의견이 나올만한 ^^ 그런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