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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 끄적/책읽기

[비밀], 히가시노 게이고



이미 영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으나...다행인지 불행인지,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기에 아직 그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우연히 기회가 되어 간만에 소설을 잡은 것이 바로 '비밀' - 히가시노 게이고-이었다.


<등장인물>

헤이스케 - 40대 공장에 근무하는 중년 아저씨

모나미 - 이제 6학년이 되는 딸

나오코 - 헤이스케의 부인


<줄거리>

친정쪽의 친척의 상집에 방문하려 나섰던 엄마(나오코)와 딸(나오코)은 버스 사고를 당한다. 엄마는 사망하고, 딸은 별다른 상처 없이 기적적으로 살아 나는데, 

육체는 모나미였지만 그 정신은 나오코


그 사고가 있기 전에는

40대 초반의 공장에 관리자로 일하는 아빠와 전업 주부, 그리고 국민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딸이 있는 아주 평범한 가정이었다. 근검절약하여 작지만 마당이 있는 작은 집을 가지고 좀 오래됐지만 자신의 자가용도 있는

하지만  그 사고가 나고 나서부터는 뭔가 근본적으로 변하여 버렸다

분명히 3가족이 살지만, 딸과 부인이 딸의 몸을 공유하는 구조...

이런 말도 안되는 변화를 대하는 부부(?)의 태도가 바로 이 소설의 기본 구조가 아닌가 싶다.

가장으로서 아빠로서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의무중 그 어느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헤이스케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섹스조차 버리고 혼돈속에 자신의 의무를 다 해 나간다.

그리고 나오코는 첨에는 자신의 부인으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면서도 자신의 딸 모나미의 인생까지 걱정하는 듯 하다, 어쩌면 새로 살아보게 되는 인생에 자신이 아쉬웠던 꿈들을 현실속에 차근 차근 이룩해 나가고 보상금까지 도와주어서 여유 있게 공부와 테니스(스포츠)그리고 음악을 듣는다든지 책을 많이 읽는다든지 해서 나중에 뇌전문의사가 되어 맘에 드는 멋진 남자(사고 운전사의 양아들이랄까 이 부분이 좀 묘한 설정이었다)와 결혼한다.

그리고 '비밀'

그것은 딸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에 갈등을 일으키든 모나미의 육체에 깃든 나오코가 완전히 나오코를 버리고 모나미를 택하는 하지만 무언가 자신의 알찬 인생을 위해 나오코로서의 의무를 완전히 버리고 모나미로 살고자 했던 나오코에 대한 헤이스케의 원망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녕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만끽하려는 나오코의 연극이었을까? 

그렇다면

이 영화는 40대 가장에게 일어 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중 하나다. 그래서 머랄까 아저씨의 호러물이라고나 할까


<발췌>

 ..."잘 들어. 당신은 내 아내야 ! 아무리 모습이 모나미라 해도, 당신이 내 아내라는 사실에서 도망칠 수 없어 ! 당신은 젊은 육체를 손에 넣어 다시 인생을 시작하고 싶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허용하는 범위안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구 ! "


...'미안하오. 아버진인 척은 할 수 없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마음은 없었어...


...'아니, 두 대네." 

"두 대요 ?" 

"한 대는  딸을 빼앗긴 몫이고, 또 한 대는 ... 또 한 사람의 몫이네."

"또 한 사람이요 ?" 

"그것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눈을 감게."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그 주먹을 휘두르기에도 전에 눈물이 넘쳐 흘러 앞을 가렸다. 그는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내어 울었다.


가볍게 빠른 속도로 읽으면서도 다시금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좋았다.

결혼이라는 것. 그리고 부모가 되고 부부가 되고....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진다면 어떨까 하는 여러가지 생각의 물꼬를 열어 주었다.


201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