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었다.
이제껏 벤 스틸러라는 배우는 그냥 평범한 코미디언 배우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감독, 주연으로서 하나의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이 배우를 다시금 보게 되었다.
일단 이 영화의 한국명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은 무척 잘못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금껏 국내 개봉했던 그의 전작 영화들, 이를테면 '박물관이 살아 있다'같은 영화와 같은 선상의 영화로 보이길 원한 부제 같은데 이것은 실제 이 영화의 실제 모습과는 너무도 상반된다.
이 영화는 '휴먼 드라마'다.
이 땅의 30~40대 남자가 느끼는 직장생활의 비애, 그리고 그 속에서 이따금 꿈꾸는 이상을 재밌게 어찌보면 '돈키호테'식으로 그려 낸다. 회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의 바람 앞에 무력하게 잘려 나가야 하는 직장인으로서, 한편으로는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 보려는 희망으로 안타깝게 찾아 가는 모 프리랜서 사진작가의 25번째 컷 필름. 좀은 황당하기까지한 모험들 속에서 이제껏 16년이라는 세월동안의 직장생활속에서 놓쳐 왔던 사랑과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찾게 되고, 그 숱한 모험과 시련의 결과로서 사랑도 찾게 되고, 그 사진작가의 25번째 컷도 일에 파묻힌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다는 것... 이런 것을 암튼 재밌게 그려내고 있다.
'난 당신이 그냥 회색의 종이 조각인줄 알았다'고 말하는 한 장면 속에서 그 이야기를 듣는 그는 그 험한 여행의 끝에서 좀은 더 그을리고 수염도 나고 머랄까 좀 더 살아 있는 열정과 따뜻한 피가 흐르는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201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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