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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01 –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 원효(607--686)

B001 –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 원효(607--686)

a.개괄

프랑스의 폴 드미에밀이 <대승불교철학의 가장 명쾌한 개론서>로 극찬한 <대승기신론>(인도의 마명)을 원효가 해설한 책으로 <금강삼매경론>과 더불어 원효의 사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저작이다. 불교의 원신자인 인도에서도 해결을 보지 못했던 철학문제인 <공.유의 대립>을 극복,독특한 <화쟁사상>으로 당시 동아시아 전체에 사상의 방항을 제시한 원효는 모든 인간의 내면에 <불성>이 내재해 있다는 <여래장사상>의 본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다. 원효가 일생동안 추구했던 <일심사상>과 <대중불교>의 전개라는 그의 염원이 이 책에 잘나타나 있다.


 b.생애

 우리에게 김춘추의 딸인 과부 요석공주와의 로맨스, 그리고 당나라에 유학을 가다가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다음날 깨달음을 얻어 도중에 돌아온 멋진 사나이로 알려진 원효, 원효는 신라에 불교가 공식적으로 전래된 지 1백여 년 만에 나타난 우리 역사상 최대의 불교사상가이자 학자이며 사회지도자였다. 성은 설씨, 원효는 법명, 설총의 아버지, 29세 때 출가하여 황룡사에서 승려가 되어 수도에 정진했고.34세 때 의상과 함께 구법을 위해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으나,고구려의 순찰대에 잡혀 실패하고 10년 뒤에 다시 떠나,도중 당항성의 어느 무덤에서 잠결에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는 이튿날 <<모든 사물과 법은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라는 깨달음을 얻고 되돌아온다.

 그후 분황사에 있으면서 <통불교>(원효종.해동종)를 제창하여 민중 속에 불교를 보급하려고 노력했으며,장안거리에서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내게 주겠느냐? 내 하늘을 바칠 기둥을 깎으리로다>>라고 노래했다. 그 뜻을 아는 이가 없었으나, 태종 무열왕이 듣고서 홀로 된 요석공주와 짝지어주니 설총을 낳았다는 공주와의 로맨스는 널리 알려져 있다. 파계한 뒤 스스로를 소성거사.복성거사라 칭하며 속인 행세를 했고,<화엄경>의 이치를 쉽게 풀어 <무애가>라는 노래를 지어 민중 속에 전파했다.

 신라왕비의 종기의 치료를 위해 당나라에서 <금강삼매경>을 들여와 왕이 설법을 듣고자 대법회를 준비하도록 했느나 설법할 사람이 없어 모두 낭패한 상태에 있었다. 이런 가운데 그 당시 박식하기로 유명한 대안법사가 천거되었으나 그는 다시 원효를 추천하고 물러났다. 왕의 부름을 받은 원효는 우선 이 경전에 대한 주석서를 쓰기로 하고,소를 타고 가면서 소의 두 뿔 사이에 책을 걸쳐놓고 먹을 갈아 <금강삼매경소>5권을 썼다. 그러나 현존하는 <금강삼매경론>은 이것이 아니다. 그를 시샘하는 자들이 그것을 훔쳐갔기 때문에 원효는 다시 <약소>3권을 집필하여야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들이 원효의 대작이라 일컫는 <금강삼매경론>이다. 원효는 이것을 가지고 당시 신라불교의 대표사찰인 황룡사에서 왕과 고승대덕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경전의 깊고 오묘한 이치를 설파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후 절에서 저술과 참선으로 만년을 보냈다. 그는 불교사상의 종합과 실천에 노력했으며 많은 저서를 남겼으나, 총100여부 240권 중 20부 22권만이 현존한다. 특히 <대승기신론소>는 중국 고승들이 즐겨 인용했고,<금강삼매경론>은 그의 세계관을 반영한 그의 대저술이다.


c.원효의 불교사상


 원효의 사상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서로 싸우지 말고 화목하게 지내라. 그러기 위해선 겸손하라>>는 것이다. 원효는 인생의 비극이 싸움에 있으며 이 싸움을 피하기 위해 아집과 자만심을 버리고, 본래부터 <나>라는 존재가 따로 없으니 나를 위해 살지 말고 남을 위해 살라는 것이 원효가 남긴 사상적 교훈이다.

 원효의 불교사상은 1.화쟁사상 2.일심사상 (원융회통사상) 3.정토사상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화쟁사상>은 서로 간의 다툼을 화합하려는 것이다.

 그가 살던 당시의 불교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이론이 분분하여 혹은 나만 옳다 하고 남을 그르다고 하며,혹은 내 학설은 옳고 남의 학설은 틀리다 하는 단순한 이론만 횡행하고 있어 드디어 쟁론이 강과 바다를 이룬 상황>>이었다. 이 <강과 바다>를 이룬 쟁론을 화합한다는것이 원효가 시도한 과업이었다. 즉 서로 모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각 경전의 불교사상을 보다 높은 차원에서 하나의 원리로서 회통시키려 했다. 원효의 화쟁은 서거정의 <동문선>이 전하는 것처럼 <<여러 갈래의 각기 다른 쟁론을 화합하고 유와 무의 대립된 견해를 귀일시키는>>것이었다. 

   2.이러한 화쟁은 <일심>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가능하다. 원효사상은 달리 표현하면 <일심을 통한 화쟁사상> 혹은 <일심을 통한 원융회통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불교의 모든 교설은 불타의 깨달음을 원천으로하는 것이다. 일체의 모든 경론과 교설은 이 <깨우침>의 영역이다. 즉 모든 경론이 한 마음의 펼침이며 그것들을 모으면 그대로 <일심>으로 귀일되는 것이다. 또 여러 갈래의 종파 또한 한마음의 펼침에 불과하며 요약하면 역시 일심일 뿐이다. 이처럼 원효의 논리는 개합과 종요의 회통원리인 것이다. 

   3. 정토사상은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기본원칙 위에 어려운 볼교경전을 몰라도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염불만 외우면 누구나 서방정토에 왕생할 수 있다는 단순한 신앙이었고 현세의 고해에서 벗어나 극락세계에 갈 수 있고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내세신앙이었기 때문에 민중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았다. 당시 신라사회는 원광과 자장의 교화에 큰 영향을 입었으나 불교의 수용면에서 왕실을 중심으로 한 귀족층과 일반 서민층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 이러한 때에 혜숙. 혜공. 대안 등이 대중 속에 깊이 파고들어가 서민 대중들에게까지 불교를 일상화 시킴으로서 유익한 의지처가 되게 했다.

 원효 역시 이들 뒤를 이어 당시의 승려들이 대개 성내의 대사원에서 귀족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에 반하여 지방의 촌락 등을 두루 돌아 다니며 무애가로써 가무하고 잡담하는 가운데 불법을 널리 알리어 실생활을 불교화하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무애가에는 본체(리)와 현상(사)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당시의 귀족 중심의 불교에서 민중불교로의 불교 대중화를 시도했다. 그의 포교로 신라하대에는 신라인들의 대부분이 불교신자가 되었다 한다.


d.<대승기신론소>의 내용>


   1.<대승기신론>

 <대승기신론>은 2세기경 인도의 시인이자 고승인 마명대사가 대승불교의 근본 뜻을 이론과 실천의 두 측면에서 설명한 책으로 줄여서 <기신론>이라고도 한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찬이라는 주장이 있어 저자문제는 오늘날까지 미해결의 문제로 남아 있으나,설사 인도에서 찬술되었다고 해도 그곳에서는 크게 읽히지 않고 중국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확실하며,이는 원효가 해설한 <기신론소>의 영향이 컸다.

 <기신론> 해석서 중 혜원. 원효. 법장의 주석서를 3대소로 지칭하고 있으나,혜원의 것은 가짜라는 설과 함께 질로나 양으로 보아 원효의 것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 법장의 것은 원효의 것을 그 분과와 어구해석에 있어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원효의 <기신론소>야말로 최고의 <기신론>해설서라 할 수 있다. 

 원효 자신도 그러한 위치를 알고 있었던 듯,<<종전의 주석가들은 허심탄회하게 논지를 바로 찾지 못했으니 근간을 잊고 곁가지를 얻는 데 그쳤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는 <기신론>에 대해 무려 7종의 연구서를 냈고,특히 그의 <기신론소>는 일찍부터 중국의

불교학계에서도 높이 평가했다. 그런 의미에서 원효는 <기신론>의 <재발견자> 요 <선양자> 할 수 있다.


   2.<대승기신론소>의 내용

 원효가 생존했던 당시의 불교계는 인도는 몰론 동아시아의 사상적 대립에 직면하고 있었는데 <종관학파>와 <유식학파>의 대립, 즉 1.공(무).유의문제 2.진 (출세간적 진리) 3.속 (세속적 진리)의 차별문제였다.

 그런데 원효는 많은 경론을 섭렵한 끝에 이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논리를 마명의 <기신론>에서 발견하여 중관학파와 유식학파의 사상을 화합시키고,진과 속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진속일여)라는 주장을 폈다.

 마명은 <기신론>의 첫머리를 불교의 핵심을 이루는 불보(부처님),법보(부처님 말씀), 승보(불제자)의 삼보에 대한 찬양하는 권두시로 시작하고 있는데 원효는 이 권두시에 대한 해설로 <기신론>의 사상을 요약,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원효는 <일심> 이란 관점에서 불교의 모든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결국 삼보에 귀의한다라는 것은 외부의 객관적인 대상에 대한 귀의가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하나의 마음속으로의 귀일을 의미하며,그렇게 되면 불법의 가르침도 다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참되고 영원한 마음(진여)은 현실 속에서 오염(생감)되어 나타나는데, 참된 마음과 현실의 마음은 어떤한 관계에 있으며 현실의 마음은 어떠한 양상을 갖는가? 마명은 진여와 생멸의 마음을 포괄하여 대승(여래장)이라 칭했는데, 대승이란 곧 <중생들의 마음>이다. 그런데 대승인 우리들의 마음은 하나지만 진여와 생멸의 두 방향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다른 것이 아니면서도 하나인 것도 아닌 것을 <아라야식> 이라하는데, 이러한 아라야식에 의해 진여의 세계(각,깨달음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불각,타락의 세계)는 같은 것으로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불각은 피할 수 없으며 깨닫기 위한 끝없는 몸부림이 시각 단계이고, 마침내 완전한 깨달음의 단계인 본각(구경각)은 우리의 본래마음인 진여의 세계다. 불각 때문에 생기는 기본적인 세 가지 모습을 <삼세>라 하고 그로부터 파생되어 더욱 복잡해진 여섯 가지의 모습을<육추>라고 한다.

 그러나 불각의 과정이 인간세계의 전부는 아니며,각이라고 하거나 불각이라고 하거나 그 둘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기신론>의 주장이다. 한마음(일심)에 의해 진여(본체론적인 중관학파)와 생멸(현상론적인 유식학파)이 <기신론>에 이르러 비로소 종합되는 것이다.

중관.유식은 말할 필요도 없고 세속(속).출세간(진)의 차별까지도 <기신론>에 의해 합리적으로 극복된다.

 모든 것은 우리 마음의 자세. 그것이 결정짓는다. 무궁무진한 여래의 진여한 마음을 가진 우리의 마음이 생각하고 지향하는 바에 따라서 그 존재의의나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신론> 의 사상은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얻은 그의 깨달음의 내용과 신기할 만큼 일치하고 있다. 이 <기신론>을 보고 원효는 얼마나 기뻤을까? 원효는 <기신론>이 바로 자신의 구도적 학문과 삶의 자세(진속일여의 자세)와 너무도 일치함에 크게 감명을 느꼈을 것임에 틀림없다. 원효는 그것을 한마디로 규정하고 있다.

 <<하나인 마음 이외에 다시 무슨 실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리석어서 그 하나인 마음을 잘 모르고 방황하는 까닭에 그고요해야 할 바다에 파랑이 일고 기복이 생기며 갖가지 평화롭지 못한 인간의 한계상황은 생겨난다.>>

 <기신론>은 이러한 마음, 곧 <일심>에 관한 설명이며 원효는 그것을 독특한 입장에서 해설하고 있다. 권두시의 이러한 내용은 <기신론>의 대의를 표명하고 있지만 원효의 독창적이고 해박한 해설에 의해 더욱 참신함을 갖는다. <기신론> 자체의 이러한 내용은 어느 불전과도 다른

독특한 것이다. 흔히 불전들이 어느 한 사상을 말하는 데 비해 <기신론>은 불교교리를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승의 삼보에 관한 문제나 인간이 도달해야 하는 열반이나 진여의 상태,또한 진여의 상태에서 타락해 있는 모습들에 대한 기술은 실로 불교 전체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e.원효사상의 의의 및 영향

 

 이상으로 원효의 생애,<대승기신론소>를 살펴보았는데, 그의 종교사상은 이론과 실천의 양면에서 원숙한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모름지기 원효는 한국불교의 창시자라 할 수 있으며 한국불교는 원효를 통해 비로소 총화불교,즉 화쟁의 불교에 이르렀다. 원효 이후 한국불교는 신라 말의 5교9산으로부터 고려의 5교양종,다시 조선시대의 선교양종이 되고 결국에는 선과 교가 합하여 일종으로 된 것은 원효의 화쟁에 의한 모든 종문의 회통사상의 영향이라 아니할 수 없다. 즉 원효의 진가를 재발견한 고려 의천의 교선일치 그 뒤를 이어 보조의 선교일화, 조선시대의 사명 등에서 원효가 이룩한 한국 불교의 전통적 성격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다.

 원효는 불교의 도덕적 논설에서도 <화쟁>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 그 덕목을 1.현상문 2.입의문 3.차별문,그리고 끝으로 4.화쟁문이라 했다. 플라톤의 지혜. 용기. 절제. 정의의 <4주덕> 기독교의 믿음(신).소망(망).사랑(애),중국의 유교에서는<인의예지신>을 각 각 덕목으로 강조했으나, 원효는 모든 차별의 덕목들을 일관하는 화쟁의 문을 따로 열었던 것이니 이는 원효의 사상이 지닌 원융의 정신을 여실히 나타낸 것이다. 여러 종파들이 원효를 통해서 일관된 의미를 가지게 되고 그 속에서 각파의 의미가 다시금 살아나서 <교>와 <선>이 그 상극성을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원효는 당시 사상계의 최고정점에 올라 왕과 대중들로부터 추앙을 받고 있었으나, 스스로를 낮추어 대중 속에 들어가 호홉을 함께한 인물이다. 중국과 일본의 문헌에 원효는 계속적으로 인용되고 있고 특히 중국에서는 원효의 소를 <해동소>라 부르고 중국의 화엄철학을 대성한 법장의 사상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원효는 불교경전을 다 읽고 완전히 소화하여 당시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인도.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의 철학적 문제를 해결한 특출한 사상가였으며 실로 한국사상사에서 우뚝 솟은 봉우리다.



f. 대승기신론소

[大乘起信論疏 ]

대승기신론소 / 해동소

≪대승기신론≫에 대한 원효(元曉)의 주석서. 2권. ≪기신론≫의 본문에 따라 일일이 해석을 붙인 책이다.

유형

문헌

시대

고대/남북국/통일신라

성격

불교전적류, 활자본, 금속활자본, 초주갑인자

편저자

원효(元曉)

제작시기

1457년

권수·책수

3권1책

간행·발행·발급자(처)

대구 남구

소장처

김병구

관리자

김병구

문화재 지정번호

보물 제1713호

문화재 지정일

2011년 04월 29일

목차

정의개설서지적 사항내용의의와 평가

정의


조선 세종 연간에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교학 불서.


개설


보물 제1713호.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대해 주석한 교장의 일종으로, 조선시대 1457년에 금속활자(초주갑인자)로 간인한 책이다. 본래 원효의 주석서인 『기신론소』에 영향을 받아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법장의 「소」에 종밀이 주해를 가한 주석서로서 조선 세종 연간에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교학 불서이다.


서지적 사항


권상지이(卷上之二)·권하지일(卷下之一)·권하지이(卷下之二) 등 3권 1책으로 되어 있으나, 권상지일은 결본이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전래되고 있는 책으로 권수제 다음 행에는 ‘서대원사사문 법장 술(西大原寺沙門 法藏 述)’란 저자표시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주해자인 종밀(宗密)의 이름이 있다. 권말에는 세조가 죽은 아들을 위해 1457년에 지은 어제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내용


구성은 크게 ① 종체(宗體)를 밝힌 부분, ② 제목에 대한 해설, ③ 본문에 대한 해석으로 구분된다.


종체를 밝힌 부분에서는 『기신론』의 문장 하나하나가 어느 경전의 말씀을 의미하는가를 밝히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과, 『기신론』이 말하고자 하는 근본 주장을 밝히고, 그 논이 불교 교리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드러내는 글을 싣고 있다.


제목에 대한 해설에서는 ‘대승기신론’이라는 표제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자세히 풀이하고 있다. 대승의 ‘대(大)’는 널리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뜻으로 진리를 두고 한 말이며, ‘승(乘)’은 싣고 나르는 것을 그 기능으로 삼기 때문에 비유로 수레라 한 것이라 하였다. ‘기신(起信)’은 이 논에 의하여 믿음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며, 믿음이란 결정적으로 ‘그렇다’라고 말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즉, 이 논 가운데 참된 이치가 있고 닦으면 그렇게 되며, 닦아서 그렇게 되었을 때는 무궁무진한 훌륭한 소질이 다 갖추어진다고 믿는 것을 신(信)이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승이 무엇인가를 보다 상세하게 풀이하였다. 대승은 곧 진리로서, 어떤 특수한 사람이나 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에 해당되지 않는 바가 없다고 보았다.


본문에 대한 해석은 크게 중생심(衆生心)의 유전(流轉)과 환멸(還滅)하는 갖가지 사항을 다룬 부분과 혁명적인 실천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풀이하였다.


유전과 환멸에서는 전체 내용을 구분, 일심이문(一心二門), 이언진여(離言眞如), 의언진여(依言眞如), 아알라야식(識), 각(覺), 불각(不覺), 생멸(生滅)의 인연과 심(心), 의(意), 의식(意識), 물든 생각, 생멸의 양상, 훈습(薰習), 진여의 체상용(體相用), 그릇된 집착, 세 가지 발심(發心) 등 15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서 원효의 독창적인 해석을 가하고 있다.


특히, ‘이언진여’에서는 진여의 체(體)가 무엇이며 진여의 뜻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이에 대한 의문을 문답식으로 풀이하였다.


‘의언진여’에서는 부정적인 방법으로 진여의 진실성을 파악하게 하는 여실공(如實空)과 긍정적인 시각을 통해서 진여의 진실성을 파악하는 여실불공(如實不空)을 설명하고 있다.


‘각’에서는 본각(本覺)과 시각(始覺)의 뜻과 본각을 회복해 가는 시각의 4단계, 본각과 시각과의 관계, 세속 속에서의 본각과 거울과 같은 본각 등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불각’에서는 근본불각과 지말불각(枝末不覺), 각과 불각의 같고 다른 점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는데, 지말불각에서는 세 가지 미세한 전개과정인 삼세(三細)와 여섯 가지 거친 전개과정인 육추(六麤)로 나누어서 중생의 타락하는 과정을 밝히고 있다.


‘물든 생각’에서는 아알라야식의 비밀스런 뜻과 물든 생각의 근본 발원지는 진여이고, 그 진여로부터 홀연히 생겨난 무명(無明)이 여러 가지 물든 생각을 전개시키며, 그 물든 생각을 크게 육염심(六染心)으로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훈습’에서는 훈습의 뜻과 그 종류, 염법훈습(染法薰習)과 정법훈습(淨法薰習)에 관해서 해설하였다. 특히, 정법훈습에서는 진여가 일으키는 훈습을 5단계로 나누었고, 주관적인 생각이 일으키는 분별사식훈습(分別事識薰習)과 의훈습(意薰習)으로 분류하였으며, 진여가 일으키는 훈습을 자체상훈습(自體相薰習)과 용훈습(用薰習)의 두 가지 면으로 풀이하고, 진여가 일으키는 훈습의 몇 가지 남은 문제를 밝히고 있다.


‘진여의 체상용’에서는 진여의 체를 법신(法身)과 관련시켜 설명하고, 상을 법신과 보신(保身), 용을 보신과 응신(應身)에 관련시켜서 밝혔다. 이 중 진여의 용에 대해서는 그 실천의 기본 원리로써 행(行)과 원(願)과 대방편(大方便)을 설정하고, 보신과 응신과의 관계, 법신과 색상(色相)과의 관계 등을 밝히고 있다.


‘그릇된 집착’에서는 먼저 모든 그릇된 고집이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가를 설명하고, 초학자(初學者)가 빠지기 쉬운 고집을 여래의 법신이 허공과 같다는 고집, 여래의 법신이 공(空)하는 고집, 여래장(如來藏) 안에 마음과 육신이 별개의 근본적인 요소를 이루고 있다는 고집, 여래장 자체에 세속적인 번뇌와 고통 등이 있다는 고집, 중생에게는 시작이 있고 열반에는 끝이 있다고 보는 고집 등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였으며, 기성 수도인이 빠지기 쉬운 고집도 밝히고 있다.


‘세 가지 발심’에서는 신심을 성취시키고 결심을 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신성취발심(信成就發心)과 이해와 실천을 굳건히 하여 더욱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해행발심(解行發心), 법신을 증득하고 진심을 드러내는 증발심(證發心)으로 나누어 풀이하였다.


마지막 단락인 ‘혁명적 실천’에서는 먼저 신심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완덕(完德)을 위한 실천법으로서 베풀어 줄 것[施], 윤리를 지킬 것[戒], 참고 용서할 것[忍], 부지런히 노력할 것[進],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히 그 깊이를 볼 것[止觀] 등을 제시하였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중국 및 우리 나라의 ‘기신론’ 연구가들에게는 중요한 지침서가 되었고, 중국에서 『기신론』 연구의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는 법장(法藏)도 원효의 주석과 해석을 대부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중국불교계에서는『해동소(海東疏)』라고 하여 이 책에 대한 특별한 명칭을 붙이고 있다. 이 책의 고간본은 일본 다이쇼대학(大正大學)에 원록(元祿) 9년 간본이 소장되어 있고, 대정장경(大正藏經) 및 『원효전집』 등에 수록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대승기신론소 [大乘起信論疏]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출처 :  동서고전 200선 해제(반덕진, 가람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