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 도서명: 동서고전 200선 해제2 / 편자명: 반덕진 / 출판사명: 가람기획)
<추천사>
고전의 정신을 잘 살린 탁월한 지침서
박병기(서울대 교육학박사)
본인은 그간 대학에서 주로 고전 관련 강좌를 담당하면서, 학생들의 고전에 대한 접근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고전에 대한 충실한 안내서의 역활을 넘어 고전의 대중화 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고전 이란 작가의 당대나 그가 살았던 지역에서만 높이 평가되어온 것이 아니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그 진가가 검정되어왔으며, 그 어떤 새로운 작품들에 의해서도 대체하기 쉽지 않은 작품을 말한다.
대체로 고전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를 알기 쉽게 요약.정리한 안내서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데, 동서양의 역사에서 그러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아직 고전에 대한 본격적인 해제집이 부재해왔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우리 사회의 고전읽기의 생활화를 촉진시켜, 지적 욕구충족은 물론, 지적 호기심까지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이 책은 유사한 성격의 책들이 공통적을 가지기 쉬운 결함인 내용상의 단절과 무미건조함을 잘 극복하고 있고, 이 책 속에 각 해제마다 주요 논점을 흥미있게 전달하고 있어, 가히 고전에 대한 탁월한 지침서 라 할 수 있다.
책 속에서 느껴지는 고전을 대하는 저자의 진지한 자세와 행간마다에 스며 있는 정성은 물론, 저자가 고전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전에 담긴 정신을 잘 살리고 있어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서문>
a. 고전의 창조적 발굴과 그 대중화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방황하는 청년들을 위해 인생의 지침이 될 한 권의 책으로 <논어>를 추천했고, 인류역사상 가장 광범하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친 <성경>은 물론, 다윈의 <종의 기원>,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입문>등은 세계역사를 바꾸었다.
이처럼 한 권의 책이 한 인간의 삶의 전환점이 되고, 사회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우리는 한 권의 책이 가지는 무게를 실감할 수 있다.
b.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1993년은 책의 해였다. 책의 해를 맞이하여 사회적으로 독서분위기가 조성되었고 대학에서도 그간 지나치게 전공교육에 치중했던 것에 대한 자기반성으로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여기에 대학입시제도가 바뀌자 우리 사회의 독서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그간 필자는 한편으로 배우고, 한편으로 가르치면서 폭넓은 학문적 배경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평소 인류의 지성사에 빛나는 동서양의 고전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폭넓은 독서체험을 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시간의 제약으로 고전읽기는 항상 전공 및 신간서적에 밀려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학문의 특징인 다학문적 경향에 적응하기 위해 93년말부터 체계적인 독서계획을 세워, 아직 접해보지 못한 세계적 명저를 나름대로 선정하여 독파해나갔다. 그러나 시간제약 등으로 도중에 방향을 수정하여, 각 책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읽어나갔다. 읽어가는 동안 느꼈던 지적희열은 매우 큰 것이었다.
그런데 94년 2월 중에 서울대학교에서 고전 200선을 발표했고, 목록을 살펴보니 필자가 선정해서 읽고 있는 책들과 거의 일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필자는 그 동안 독서 후에 주요내용을 요약해 놓는 습관으로 인해서 상당한 자료가 정리되어 있었고, 대학 때부터 세계의 명저에 관심이 많았던 관계로 틈틈이 모아두었던 자료를 바탕으로, 고전을 체계적으로 요약, 정리하여 학문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하였다.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이를 본 주위 동료나 후배들은 필자가 하고 있던 이 작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자 개인차원에 머물지 말고 이것을 책으로 만들면 고전에 대한 적절한 안내서가 없는 우리 현실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라고, 적극 출판을 권유하였다. 만약 출판이 되면 고전에 대한 고전을 거듭하는 학생들이나 일반 교양인들의 고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들이었다. 그런데 점차 한권 한권이 정리되어가는 동안 우연하게도 고전에 대한 안내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글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는 필자가 출판을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
c. 고전해설집 필요성 대두
필자는 고전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의 필요성에 어느 정도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서울대학교에서 교양교육의 내실화 방법의 하나로, 동서고전 200선을 선정, 새 학기부터 16개 강좌를 통해 고전읽기를 의무화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2월초에 나왔다. 또한 대입시험에서 광범위한 독서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고전읽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그러나 정작 동서양의 고전은 대부분 너무 난해하여 여전히 전문가의 영역에서 맴돌 뿐, 일반독자들이 가까이하기에는 너무나 먼 곳에 있었다.
위대한 저술이 일반독자의 교양을 위한 필독서가 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학자들에게 독창성은 인정받지 못하지만 보다 요약 정리된 형태로서 비전문가가 접근하기에 훨씬 쉬운 저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L교수님)
원전을 기준으로 고전읽기 교재를 일단 선정된 책들에 대해서는 기존의 번역을 먼저 철저히 검토해보고, 만일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번역작업부터 해나갈 각오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위해서도 독립적인 주석 또는 안내서의 마련 등 적절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이러한 고려에 따른 전반적인 지침서를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서울대 물리학과 J교수님).
그런데 교보문고의 <서울대선정 동서고전 200선>코너에는 200권 가운데 40여 권이 이빨 자국처럼 흉하게 비어 있다... 이런 좋은 책들이 있으니 한번 읽어보라고만 할 일이 아니라, 대학생들이 손쉽게 사볼 수 있도록 문고판도 만들고 200권 독파의욕을 복돋울 수 있는 탁월한 안내서를 펴내는 작업들이 여전히 대학과 사회의 과제로 남아 있다 (H신문 K논설위원 칼럼).
d. 최근의 학문적 성과 수용필요
고전에 대한 해제집이나 요약본이 이전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20여 년 전에 모 신문사에서 잡지의 부록으로 발행했다가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10년 후 단행본으로 발행했던 적이 있고, 모 출판사에서도 유사한 책을 비슷한 시기에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20여 년 전에 나온 이 책들은 당대의 최고의 권위자들이 집필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로쓰기인데다가 활자가 너무 작아 신세대의 독서분위기에는 맞지 않으며, 따라서 오늘의 독자들이 이 책들을 읽으려면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후로 각 학문의 연구성과도 상당히 축적되어 있어 이를 수용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다.
e. 고전중심의 동서사상 및 문학사 정리
필자처럼 타 분야의 사상을 접해 보고자 하는 연구자들, 분주한 현대 생활 속에서 시간제약 등으로 고전읽기의 근원적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온 대학생, 난해한 고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일반 교양인들에게 고전 속에 들어 있는 동서양의 사상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f. 이 책의 집필 원칙
고전의 전문성과 대중성 조화
고전으로서의 전문성과 일반인을 위한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고, 마무리 작업을 했다. 즉, 고전의 무게와 품위를 유지하면서 전문가가 아닌 학생들이나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두 가지의 조화에 힘을 기울였다.
g. 5단계 구성체계
한권 한권이 하나의 완결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전체적인 <개요> <저자의 생애> <시대적 사상적 배경> <본저서의 주요내용> <영향 및 현대적 의의>라는 구성체계를 취하였다. 그리고 책의 성격상 여러 사람이 자기 분야별로 나누어 공동집필할 경우 나타나는 내용상의 단절과 구성의 난맥상을 피하기 위해, 본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필자의 일관된 시각과 관점에서 집필했다. 따라서 독자들께서는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이 책의 전편에 흐르는 필자의 사유체계를 감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고전을 정리.요약하는 동안 필자의 능력과 식견의 부족으로 몇 번이나 중단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천재들이 몇 년, 아니 평생 동안 쓴 작품을 필자 같은 보통사람이 읽고, 생각하고, 정리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보인 적도 있었다. 특히 번역본마다 해당 분야에 정통하신 교수님들도 어떤 부분에서는 저마다 의견이 달라서, 고치고 또 고치고 하는 시지포스 와 같은 일을 반복했다.
그러나 비록 힘든 작업이었으나, 동서고금의 위대한 사상가와의 만남은 사고영역을 확대, 심화시켜주었다. 일신상의 불행을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은 특히 공자를 비롯한 중국의 제자백가 사상가들은 거의 모두 고난 속에서 피어난 꽃이 그 향기와 생명력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사마천.정약용.유성룡 등에게서는 오히려 그들의 개인적인 불행이 후세를 위해 참으로 다행이었던 역사의 아이러니를 실감했다.
h. 이 책의 주요대상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이 고전 200선이라는 거대한 숲을 먼저 조망한 다음, 독자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각 권을 읽어나간다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독서가 가능할 것이며, 그동안 되풀이되던 고전읽기에 대한 시행착오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학문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대학생 및 연구자
교양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일반인 및 고시생
수능시험 및 논술고사를 지도 준비하는 교사 및 수험생
i 당부의 말씀
여기 실린 200권의 책을 평생의 독서계획 으로 삼아 한권 한권 읽어가는데, 또는 독서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이 책을 하나의 지침서로 삼으면 무계획적인 독서로 인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여기서 필자가 독자께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 책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길잡이일 뿐 전부가 아니므로, 이 책으로 만족해서는 안되며 200권의 독파의욕을 가지고 요약되지 않은 완성본을 반드시 읽어달라는 것이다. 다행히 200권 중 소수를 제외하고는 국내에 충실한 번역본이 많이 나와 있거나 현재 번역이 진행중이므로,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부터 구독해나가면 좋을 것이다.
이리하여 독자들이 고전에 좀더 쉽게 접근하여 어딘가에 묻혀 있는 참된 진리를 발견하여 생활의 지혜를 얻는다면, 본서의 출간은 고전의 창조적 발굴 과 고전의 대중화 라는 필자의 의도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j. 감사의 말씀
지난 6월 중순 이 책의 1권이 나온 후,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과 고교에서 독서지침서 로 권장되는 등 기대 이상의 반응을 접하면서, 필자는 독자들의 관심과 격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본격적인 저술이라기보다는 해당 고전의 원서 및 번역서 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쓰신 글들을 아직 학문의 과정에 있는 필자의 시각에서 해석.발췌.요약한 것임에 불과하다. 필자가 고전작품에 대해 많이 알기 때문에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라, 고전에 대해 더 알기 위한 정진의 과정에서 썼음을 밝히고자 한다.
본인의 능력과 관심이 미치지 못한 부분들은 해당 분야의 권위자들의 조언과 이 분들이 쓰신 글들을 많이 인용할 수밖에 없었고,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주석을 달지 않은 점에 대해 넓은 아량을 바란다. 그리고 그분들의 탁월한 업적에 존경을 표하는 의미에서 이 책의 뒷부분에 그분들의 존함을 밝혀두었다.
책상 위의 자료들이 한권의 책으로 나오기까지 참으로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먼저 서울대에서 <고전강좌>를 담당하면서 이 책의 내용구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신 박병기 박사님, 그리고 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용상의 검토와 성원을 보내주신 박금규.정양.김진현 교수님, 강규완.전두억.백영기.이종훈 선생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또한 이책의 진행과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 정효영.이한열.신현태.김강중.조용국.심증보.류지형 조교 등 선후배들과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친구 박유성 사장에게 감사드린다. 이에 도움을 주신 서울대 근처의 달기서점.광장서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울러 상원서점에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자와 독자제위들이 함께 감사해야 할 분들이 있다.
다름아닌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겐 영원히 마르지 않는 영혼의 샘물을 주신 인류문화의 지적 스승인, 그분들 말이다. 너무 유명하여 읽지 않고서도 읽은 것처럼 착각하는 고전,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기분으로 이 책을 길잡이삼아 고전의 향기 속으로 여행을 떠나자.
어느 무더운 여름날, 관악산 기슭에서 변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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