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대체로 디지털 피아노를 사려는 목적은 자신의 피아노 소리가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는 것이다. 

늦은 밤이나 새벽, 심지어 낮에도 자신의 피아노 소리가 이웃이나 가족에게 방해가 될까 하는 우려에 조용히 마음 편하게 치기 위해서 산다. 

헤드폰을 끼거나 볼륨 소리를 낮추어 조용히 연주한다.

하지만 피아노를 치는 그 느낌… 특히 타건감이나 소리 두가지 측면에서 

리얼한 피아노(어쿠스틱 피아노)에 가까운 것을 사려고 한다면 그 가격은 실제 피아노에 맞먹거나 중고가격으로 본다면 훨씬 더 비싸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쿠스틱 피아노의 타건감이나 소리를 그대로 느끼려 한다면 ‘방음실’을 꾸며야 하는데, 그러려면 또 막대한 돈이 소요 된다.

결국엔 비싼 돈을 주고 고급형 디지털 피아노를 사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나름의 디지털 피아노의 장점을 든다면, 

고급 어쿠스틱 피아노가 필요로 하는 적정 온도와 습도를 까다롭게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 

정기적인 조율이 필요 없다는 점. 

그리고 특히 한대의 피아노로 다양한 어쿠스틱 피아노의 소리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는 점, 

작고 이동, 설치가 간편하다는 점 등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백만원 전후로 살 수 있는 어쿠스틱 피아노(중고가격)를 300전후의 돈을 주고 디피를 사야 하는 현실은 왠지 내게 역설적으로 들린다. 

결국엔 어피를 흉내내는 가짜 피아노일 뿐인데, 더 비싸게 되어 버린다는 것은, 가품이 진품보다 더 대접 받는 역설적인 현실의 단면이 보이는 거 같기 때문이다.



2015.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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