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亦必有道矣> 20150603


05-01 墨者夷之 因徐辟而求見孟子 孟子曰 吾固願見 今吾尙病 病愈我且往見 夷子不來

       묵자이지 인서피이구견맹자 맹자왈 오고원견 금오상병 병유아차왕견 이자불래

愈(유)나을, (투)구차할


묵자학파(墨子學派) 이지(夷之)가 서벽을 시켜 맹자에게 면회를 청한즉“나는 전부터 만나고 싶었으나 나는 아직도 몸이 병이 났다. 병이 나으면 내가 가서 만날 것이니 올 것은 없다.”


05-02 他日又求見孟子 孟子曰 吾今則可以見矣 不直則道不見 我且直之 吾聞夷子墨者 墨之治喪也 

        타일우구견맹자 맹자왈 오금즉가이견의 부직즉도불견 아차직지 오문이자흑자 흑지치상야


以薄爲其道也 夷子思以易天下 豈以爲非是而不貴也 然而夷子葬其親厚 則是以所賤事親也

이박위기도야 이자사이역천하 기이위비시이불귀야 연이이자장기친후 즉시이소천사친야


그런데 또 얼마 있다가 맹자를 만나게 하여 달라고 청을 넣으니,“나는 시방 만날 수는 있지만 분명히 하지 않으면 도가 나타나지 않으니 내가 똑바로 일러주지. 나는 이자(夷子)가 묵적학파란 말을 들었는데 묵적학파가 상을 치르는 데는 그럭저럭 검박하게 치르는 것을 그들의 도로 삼고, 이자는 천하의 풍습을 그렇게 고치려고 생각하고 있으니, 어찌 그 법을 옳지 않다고 하면서 귀하게 여기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이자는 제 어버이의 장례를 후하게 모시었으니, 이는 그가 천하게 여기는 것으로 어버이를 섬긴 셈이다.”


05-03 徐子以告夷子 夷子曰 儒者之道 古之人 若保赤子 此言何謂也 之則以爲愛無差等 施由親始 

       서자이고이자 이자왈 유자지도 고지인 약보적자 차언하위야 지측이위애무차등 시유친시

徐(서)천천히 할


徐子以告孟子 孟子曰 夫夷子信以爲人之親其兄之子 爲若親其隣之赤子乎 彼有取爾也 赤子匍匐將入井 

서자이고맹자 맹자왈 부이자신이위인지친기형지자 위약친기린지적자호 피유취이야 적자포복장입정

爾(이)너/匍(포)길 /匐(복)길/赤子갓난아이, 아기


非赤子之罪也 且天之生物也 使之一本 而夷子二本故也

비적자지죄야 차천지생물야 사지일체 이이자이본고야


 서자(徐子)가 이대로 이자에게 알리니, 이자가 말하기를 “‘유생(儒生)들의 도에도 옛 사람의 말에 ‘갓난아이 보호하듯 하니라.’ 그런 말이 있는데 이는 무슨 뜻인가. 나는 이 말을 사람에는 차별이 없다는 것이며, 이는 제 어버이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로 압니다.”서자가 이대로 맹자에게 전한즉, “그렇다면 이자는 사람들이 제 형의 아들을 사랑하기를 제 이웃 사람의 갓난애와 같이 사랑하여야 생각한다고 믿는가? ‘갓난아이 보호하듯 하라.’는 말은 그와 다른 뜻이다. 갓난애가 우물 속으로 기어들어 가려고 하는 것은 갓난애의 책임이 아니다. 하늘이 만물을 마련할 적에 그 근본이 하나로 된 것을 이자는 그 근본이 둘로 여기는구나.


05-04 蓋上世嘗有不葬其親者 其親死則擧而委之於壑 他日過之 狐狸食之 蠅蚋姑嘬之 其顙有泚 睨而不視 

        개상세상유부장기친자 기친사즉거이위지어학 타일과지 고리식지 승예고최지 기상유체 예이불시

壑(학)골,산골짜기, 도랑,개천 /委(위)맡길, 버릴, 쌓다 /狐(호)여우 /狸(리)삵 /蠅(승)파리 /蚋(예)파리매, 모기, 독충 /嘬(최)물다 /姑(고)시어머니,빨아먹다 /顙(상)이마 /泚(자)강이름,(체)맑을,선명한 모양 /睨(예)곁눈질할


夫泚也 非爲人泚 中心達於面目 蓋歸反虆梩而掩之 掩之誠是也 則孝子仁人之掩其親 亦必有道矣

부체야 비위인체 중심달어면목 개귀반라리이엄지 엄지성시야 즉효자인인지엄기친 역필유도의

虆(류)덩굴, (라,나)삼태기 /梩(리,이)가래 /掩(엄)가릴 


  그런데 오랜 옛적에 그 어버이를 장사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그의 어버이가 죽자 들것으로 들어다가 진구렁에 버렸던 것이다. 뒷날 그곳을 지나다가 여우와 늑대가 파먹고 파리와 구데기가 빨아먹는 것을 보니, 그의 이마에서는 진땀이 흘렀다. 그는 곁눈으로 보았지 바로 보지도 못했다. 그 진땀이란 남이 볼까봐 그런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서 우러나 얼굴에 나타난 것이리라. 그래서 왔다가 다시 돌아가면서 삼태기와 가레를 가져다가 흙을 덮어놓았던 것이니, 덮어 논 것이 참으로 옳은 일이라면 효자나 어진이 들이 그의 어버이를 덮는 데도 반드시 어떠한 방법이 있어야 할것이다.”


05-05 徐子以告夷子 夷子憮然爲間曰命之矣

        서자이고이자 이자무연위문왈명지의

憮(무)어루만질, 애무하다,(후)아리따울, (호)클 /憮然 크게 낙심하여 허탈해 하거나 멍하게


서자가 그대로 이자에게 전한즉 이자는 한동안 넋 잃은 사람처럼 있다가 “좋은 말씀을 알려 주셨습니다.” 하였다.


※ 참고자료 : 춘추전국시대의 주요 사상 요약 : 

-유가(儒家)

주요 인물: 공자 맹자 순자

주요 사상: 효제(孝悌) · 인의(仁義) · 예(禮)를 바탕으로 한 정치.


-도가(道家)

주요 인물: 노자 장자

주요 사상: 무위자연, 인위의 배격


-묵가(墨家)

주요 인물: 묵자

주요 사상: 가족, 국가를 초월하는 사랑인 겸애(兼愛). 존비친소(尊卑親疎)에 입각한 차별애(差別愛)를 주장한 유가를 비판.


-법가(法家)

주요 인물: 관자(관중) 상앙(공손앙) 한비자 이사

주요 사상: 법치, 절대군주에 의한 부국강병


-농가(農家)

주요 인물: 허행

주요 사상: 특권층의 문화생활을 부정하고, 개농주의를 주장,


※ 묵자 :공자와 묵자의 사상과 이론은 존비친소(尊卑親疎)에 토대한 규범에 관한 부분은 차이가 있으나 전체 맥락에서는 꼭 반대되지는 않는다. 정치가 백성을 이로운 방식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는 점은 공자의 철학과 통하는 부분도 있다.


묵자는 유가의 존비친소에 기초한 사랑을 비판하면서, 다른 사람의 가족도 자신의 가족을 대하듯 하라고 주장하는 겸애를 주장하였다. 이 겸애는 유가에서 '아비도 몰라보는 집단'이라고 비난받는다. 묵자는 유교의 허례허식이 백성의 이익을 저해한다고 판단하여 유교의 예를 맹렬히 비판하였다(유가의 삼년상의 비판을 대표할 정도로 전형이 될 만한 특징이 있는 예이다). 공자를 포함한 사상가 대부분은 통치차가 백성을 이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묵자는 그런 사람들과 달리 통치자도 백성처럼 검소하게 생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관습화한 예를 소모성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묵자의 사상을 보면, 상현은 유가의 주장을 반박하여 관리의 임용에는 신분이나 직업에 구애하지 않고 문호를 넓게 개방하여 등용하라고 말하였다. 묵자의 겸애는 자국과 타국, 자가와 타가의 차별을 없애고 사람은 널리 서로 사랑하라는 설로서 묵자 사상의 결정체인데 공자가 통치자 처지에서 백성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주장 일정부 통하므로, 반드시 배치된다고 간주할 수는 없다.


비공은 전쟁이 불의이고 백성을 해친다고 주장하여, 현대 평화주의 이론과 공통점이 있다. 절용과 절장은 군주의 의례적인 사치에 반대한 것이다. 비악에서는 궁정음악이 백성의 이익에 배반됨을 말하였다. 천지에서는 하늘이 뜻하는 것은 인간 사회의 정의가 되며, 모든 사람이 본받고 따라야 할 규범이 된다고 하였다. 상동은 나라의 상하가 일치해야 하고 천자가 행하는 것이 하늘의 뜻과 부합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 준이생각 : 오늘 내용을 하고 보니 어제 내용도 확실히 정리 되려고 한다. 

어제는 농가(農家)를 비판한 내용이고 오늘은 묵가(墨家)를 비판하는 내용이 되겠다.

먼저 묵가의 주용 사상을 보면 기본적인 틀은 유가와 유사(기본적인 신분의 차이 같은 것은 인정)하나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사랑(兼愛)를 주장하고 유교의 신분 및 개인별 차이에 입각한 예의 범절에 대하여 반대하는 것이다. 이자 자신은 묵가를 숭상하면서도 자신의 부친의 상은 후하게 모신 것은 묵가의 가름침과 틀린 것이며, 마치 아기가 놀다가 우물에 빠져 죽는 것이 이 아이 탓이 아니라 어른의 탓이란 것을 말하고, 이를 다시 자신의 아버지의 시신을 골짜기에 던져 놓고 며칠 후 그 시신이 산짐승과 벌레들에게 훼손되는 것을 보고 차마 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삼태기와 가래를 가져다 흙으로 잘 묻은 한 남자의 일화를 들어 자신의 아버지의 상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당연한 마음이라고 이야기 한다. 부모의 시신을 그냥 던져 놓는 것보다는 흙으로 덮는 것이 더 나은 것으로 생각된다면 이를 행하는 방법에도 어느 정도의 법도가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예의범절에 대한 실마리를 이야기 한다.바로 이 부분이 묵가와 유가의 근본적 차이가 되는 부분이다.

만약에 유교(유가)에서 말하는 엄청난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형식(예의규범)이 거추장스럽게 여겨 지고 이를 다시 현대생활에 재해석해서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번 장의 내용에서 그 형식이 왜 필요 한 것인가를 되새기면서 좋은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나라, 이 시대 근본도 없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그 정치의 모든 목적과 결과인 백성의 안위는 염두에도 두지 않는 저 승냥이 같은 정치가와 관리(공무원)들은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생각 해 본다면, 아는 것을 또한 실천하는 정신도 잊어서는 안되겠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식을 아전인수격으로 써도 안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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