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豈好辯哉> 20150612


09-01 公都子曰 外人 皆稱夫子好辯 敢問何也 孟子曰 予豈好辯哉 予不得已也 天下之生 久矣一治一亂

       공도자왈 외인 개칭부자호변 감문하야 맹자왈 예기호변재 여부득이야 천하지생 구의일치일난

稱(칭)일컫을, 저울 /辯(변)말씀, (편)두루미칠


공도자가 말하기를 “다른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선생님은 말씀을 좋아하신다고 하니 왜 그렇게 말들을 할까요?”맹자가 말하기를 “내가 왜 말을 좋아하겠소! 할 수 없어 그러는 것이지. 사람이 세상에 살아온 지가 오래라 어느 때는 평화였고 어느 때는 난세였지.


09-02 當堯之時 水逆行 氾濫於中國 蛇龍居之 民無所定 下者爲巢 上者爲營窟 書曰 洚水警余 洚水者洪水也

       당요지시 수역행 범람어중국 사룡거지 민무소정 하자위소 상자위영굴 서왈 강수경여 강수자홍수야

巢(소)새집 /窟(굴)굴, 동굴 /警(경)깨우칠, 경계할 /余(여)나, 남을


요임금 시절에는 물이 거꾸로 올라차 온 나라를 휩쓸어 넘쳤으며, 뱀이나 용이 거기서 살고 백성들은 살 곳조차 없었다오. 낮은 바닥 사람은 새집 을 짓고 높은 데 사람은 굴을 파고 살았답니다. 옛 글에 ‘내리는 물이 나를 놀라게 한다.’하였는데, 내리는 물이란 홍수입니다.


09-03 使禹治之 禹掘地而注之海 驅蛇龍而放之菹 水由地中行 江淮河漢是也 險阻旣遠 鳥獸之害人者 消然後 

        사우치지 우굴지이주지해 구사룡이방지자 수유지중행 강회하한시야 험조기원 조수지해인자 소연후

掘(굴)팔, (궐)뚫을, (졸)서투를 /注(주)부을, 주를 달 /驅(구)몰 /蛇(사)긴 뱀, (이)구불구불 갈/菹(저)김치,(자)늪 /淮(회)물이름 /險(험)험할, (삼)괴로워할, (암)낭떠러지 /阻(조)막힐 /旣(기)이미, (희)쌀/遠(원)멀


人得平土而居之

인득평토이거지


 우를 시켜 이를 다스리게 한즉 우는 땅을 파서 물을 바다로 쏟게 하였습니다. 물짐승들은 몰아다가 진덤 풀밭으로 쫓았고, 물은 땅속으로 뀌어져 나가게 했으니, 강(江)·회(淮)·하(河)·한(漢)이 곧 그것입니다. 험상궂은 고장이 멀어지고, 사람을 해하는 짐승들이 없어진 연후에야 사람들이 평지에 모여살게 된 것입니다.


09-04 堯舜旣沒聖人之道衰 暴君代作 壞宮室以爲汚池 民無所安息 棄田以爲園囿 使民不得衣食 邪說暴行又作 

        요순기몰성인지도쇠 폭군대작 괴궁실이위오지 민무소안식 기전이위원유 사민부득의식 사설폭행우작

衰(쇠)쇠할, (최)상옷, (사)도롱이/壞(괴)무너질, (회)앓을 /棄(기)버릴


園囿汚池沛澤 多而禽獸至 及紂之身 天下又大亂

원유오지패택 다이금수지 급주지신 천하우대란

沛(패)늪, 비쏟아질/澤(택)못, (석)풀


요순은 이미 돌아가시고 성인의 도는 시드는지라, 못된 군왕들이 가름하여 나오게 되었습니다. 집간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연못을 만드니 백성들의 쉴 곳이 없어졌고, 밭을 무질러 유원지를 만드니 백성들의 먹고 입을 길이 막히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그릇된 사설(邪說)과 욱대기로 다구치는 버릇이 다시 생기고, 유원지며 연못이며 진털밭이 많아져서 짐승떼들이 모여드니 주왕 때 와서 천하는 다시 크게 어지러워진 것입니다.


09-05 周公相武王 誅紂 伐奄三年 討其君 驅飛廉於海隅而戮之 滅國者五十 驅虎豹犀象而遠之 天下大悅 書曰 

       주공상무왕 주주 벌엄삼년 토기군 구비렴어해우이륙지 멸국자오십 구호표서상이원지 천하대열 서왈

誅(주)벨 /紂(끈)낑거리끈, 주임금 /伐(벌)칠 /奄(엄)문득 /討(토)칠 /廉(렴)청렴할 /隅(우)모퉁이/戮(륙, 육)죽일 /豹(표)표범 /犀(서)무소 /象(상)코끼리


丕顯哉 文王謨 丕承哉 武王烈 佑啓我後人 咸以正無缺

비현재 문왕모 비승재 무왕렬 우계아후인 함이정무결

丕(비)클 /顯(현)나타날 /謨(모)꾀 /佑(우)도울 /啓(계)열/咸(함)다,짤, (감)덜


주공이 무왕을 도와 주왕을 주살하고 엄나라를 정벌한지 3년만에 그곳 군주의 죄를 다스렸고, 비렴을 바닷가로 쫓아 버린 후 한 칼로 목을 베니, 나라를 없앤 수효만 하더라도 50이었고, 호랑이·표범·물소·코끼리 따위도 멀리 쫓아 버리니 천하가 기쁨에 넘쳤답니다. 《書經》에 끔찍이도 밝으실 손, 문왕의 꾀여. 잘도 이으셨네, 무왕의 공이여. 우리 같은 뒷사람을 북돋아 인도 하시되 모두 바르게 바로잡아 주시니 흠 잡을 데 없게 하시니라.였습니다.


09-06 世衰道微 邪說暴行 有作 臣弑其君者 有之 子弑其父者 有之

      세쇠도미 사설폭행 유작 신시기군자 유지 자시기부자 유지

弑(시)윗사람 죽일


세태는 시들고 도의는 희미하여 그릇된 사설과 억지스런 폭행이 다시 생기니, 신하로서 그의 주군을 죽이는 자가 있고, 아들로서 그의 아비를 죽이는 자가 있게 되었습니다.


09-07 孔子懼作春秋 春秋 天子之事也 是故 孔子曰 知我者 其惟春秋乎 罪我者 其惟春秋乎

       공자구작춘추 춘추 천자지사야 시고 공자왈 지아자 기유춘추호 죄아자 기유춘추호

懼(구)두려워할 /惟(유)생각할


공자는 이를 못내 저어하사 《춘추》를 지으셨으니, 《춘추》란 천자의 일을 쓴 글입니다. 그러므로 공자는 ‘나를 알아주는 이도 그야 《춘추》때문이겠지! 나를 허물하는이도 그야 《춘추》때문이겠지!’라고 하셨습니다.


09-08 聖王不作 諸侯放恣 處士橫議 楊朱墨翟之言 盈天下 天下之言 不歸楊則歸墨 楊氏 爲我 是無君也 墨氏 

       성왕부작 제후방자 처사횡의 양주묵적지언 영천하 천하지언 불귀양즉귀묵 양씩 위아 시무군야 흑씨

恣(자)마음대로, 방자할 /橫議 빗나가는 의논 /翟(적)꿩, (책)고을이름 /楊(양)버들/朱(주)붉을, 그루터기 /墨(묵)먹 /盈(영)찰


兼愛 是無父也 無父無君 是禽獸也 公明儀曰 庖有肥肉 廏有肥馬 民有飢色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楊墨之道 

겸애 시무부야 무부무군 시금수야 공명의왈 포유비육 구유비마 민유기색야유아표 차솔수이식인야 양묵지도

庖(포)부엌 /肥(비)살찔 /廏(구)마굿간 /餓(아)주릴 /莩(부)갈대청, (표)굶어죽을


不息孔子之道不著 是邪說 誣民 充塞仁義也 仁義充塞 則率獸食人 人將相食

불식공자지도불저 시사설 무민 충색인의야 인의충색 즉솔수식인 인장상식

誣(무)속일 /充(충)채울 /塞(새)변방, (색)막힐 /充塞 충색 꽉차서(채워)막음


성왕은 나지 않고 제후들은 함부로 굴며, 처사(處士)들은 함부로 지껄이니 양주·묵적의 학설이 천하에 그득하고 천하의 논설이 양씨에게 따르지 않으면 묵씨에게 기울어졌습니다. 양씨는 나만을 위하는 것이니 이는 군왕을 부인하는 것이요, 묵씨는 겸애를 주장하니 이는 아비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군왕도 없고 아비도 없으면 이는 짐승의 세계입니다. 공명의는 ‘찬마루에는 기름진 고기덩어리가 그득하고 마구간에는 살찐 망아지가 있는데 백성의 얼굴에는 주린 빛이 떠돌고 들녘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시글시글 하다. 이는 짐승떼를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 먹게 하는 것과 같다.’하였습니다. 양씨·묵씨의 도가 잦아들지 않으면 공자의 도는 들쳐지지 못하리니 이는 그릇된 사설이 온 나라 사람을 속이고 인의의 길을 가로막아 버리는 결과가 됩니다. 인의의 길이 가로 막혀지면 짐승 떼를 몰아다가 사람을 먹게 하고 사람들은 저희끼리 서로잡아먹게까지 될 것입니다.


09-09 吾爲此懼 閑先聖之道 距楊墨 放淫辭 邪說者不得作 作於其心 害於其事 作於其事 害於其政 聖人復起 

       오위차구 한선성지도 거양묵 방음사 사설자부득작 작어기심 해어기사 작어기사 해어기정 성인부기

閑(한)한가로울 /距(거)막을, 상거할 /淫(음)음란할 /辭(사)말씀


不易吾言矣

불역오언의


나는 이렇게 될까 봐 두렵기 때문에 옛 성인의 도를 옹호하여 양씨·묵씨의 도를 배격하는 것이요, 풍떠는 소리를 멀리하여, 그릇된 사설을 퍼뜨리는 자가 못 나오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 마음속에서 우러나서 일을 그르치고, 그 일에서 우러나서 그 정치를 그르치는 것이니, 성인이 다시 나오신다 하더라도 내 말은 바꾸지 않으실 것입니다.


09-10 昔者禹抑洪水而天下平 周公兼夷狄驅猛獸而百姓寧 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

        석자우억홍수이천하평 주공겸이적구맹수이백성녕 공자성춘추이난신적자구

抑(억)누를 /賊(적)도둑


옛날에 우임금이 홍수를 막아내니 천하가 태평하게 되었고, 주공이 야인들을 통 합하고 짐승들을 멀리 쫓으니 백성들은 편안하게 되었고, 공자가 《춘추》를 지으니 난신적자들이 벌벌 떨었습니다.


09-11 詩云 戎狄是膺 荊舒是懲 則莫我敢承 無父無君 是周公所膺也

        시운 융적시응 형서시징 즉막아감승 무부무군 시주공소응야

戎(융)오랑캐, 병장기/膺(응)가슴 /荊(형)가시나무 /舒(서)펼 /懲(징)징계할


시경에 서융·북적의 오랑캐를  정벌하니 남쪽 형·서 패들이 다스려지네. 그렇게 되면 그 누가 나를 이겨낼텐가. 이런 구절이 있으니, 아비도 부인하고 군왕도 부인하면 이는 주공이 버릇을 고쳐주자는 무리들인 것입니다.


09-12 我亦欲正人心 息邪說 距詖行 放淫辭 以承三聖者 豈好辯哉 予不得已也

        아역욕정인심 식사설 거피행 방음사 이승삼성자 기호변재 예부득이야

距(거)상거할, 막을 /詖(피)치우칠


  나도 인심을 바로잡고, 그릇된 사설이 잦아들도록 하며, 치우친 행동을 배격하며, 풍떠는 소리를 멀리하게 하여, 세 성인의 전통을 계승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지, 왜 말을 좋아하겠소? 나는 할 수 없어서 그러는 것입니다.


09-13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

        능언거양묵자 성인지도야


능히 양씨·묵씨의 학설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성인의 무리일 것입니다.”



- 준이생각 : 공도자가 와서 맹자에게 사람들이 모두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좋아한다고 그러시는데 그것은 무슨 연유입니까 하고 묻자, 맹자가 답한다. 절라 길게~~~. 요임금 시절엔 물이 골칫덩이라 우를 시켜 이를 다스리고 요순시대가 가자 폭군들이 정치를 엉망으로 하여 주왕에 이르러서는 세상이 엉망이 되었는데,주공이 무왕을 도와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바,무왕이 죽고 시간이 감에 다시 세상이 어지러지기 시작하여 지 아비를 죽이는 자식이 나오고 자신의 군주를 죽이는 신하가 나오자, 공자는 춘추를 지어 왕자의 교육을 삼으려 하였으나 세상은 점점 어지러워져 양주 묵적과 같은 사설이 나와 세상 사람을 그릇되게 이끌게 되고 (양주는 자신만을 중히 여겨 임금을 부정하고, 묵적은 겸애만을 중시하여 자신의 아비를 부정한다), 이런 사설과 잘못된 철학으로 물든 사회는 임금과 관리들의 사치와 향락을 조장하면서도 백성들은 지천에 굶어 죽게 만들게 되었어니 짐승떼가 사람을 잡아 먹고, 사람끼리 잡아 먹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요약하면 우임금이 홍수를 막고, 주공이 지방두목(영주?)들을 통합하고 짐승을 쫓아 백성들을 편안하게 만들고, 공자가 춘추를 지어 난신적자들을 벌벌 떨게 한 것처럼, 세 군자(우임금, 주공, 공자)를 계승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바르게 만들고, 사악한행위를 막고, 음란한 말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되었다라는 것이 맹자의 답변이다. 아마도 공도자는 이 대답을 듣고 생각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었겠지만, 이번 장을 통해서 마치 지금까지의 내용에 대한 요강을 접한 거 같아 나름 재밌는 장이 되었다. 좋은 시절도 있고 나쁜 시절도 있지만 나쁜 시대에 좋게 만들려 하는 마음으로 인의의 도를 행하자는 말이 되겠다. 이런 마음으로 어찌 잔소리를 아니 할 수 있겠느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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