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焉而後臣> 20150512



02-01 孟子將朝王 王使人來曰寡人如就見者也 有寒疾不可以風 朝將視朝 不識 可使寡人 得見乎 

        맹자장조왕 왕사인래왈과인여취견자야 유한질불가이풍 조장시조 부직 가사과인 득견호


對曰不幸而有疾 不能造朝

대일불신이유질 불능조조


맹자가 왕을 뵈우러 가잤더니 왕이 사람을 보내어 말하기를 “제가 가서 뵈올까 하였더니 감기로 바람을 쏘이면 안 되겠기에 그러하오니, 내일 아침절에 조회를 받을 때 어떻게 좀 만나 주실 수 없으실는지!”
“안되었습니다마는 몸이 아파서 조정에는 나갈 수 없습니다.” 



02-02 明日出吊於東郭氏 公孫丑曰 昔者辭以病 今日吊 或者不可乎 曰昔者疾 今日愈 如之何不吊

        명일출조어동곽씨 공손추왈 석자사이병 금일조 혹자불가호 왈석자질 금일유 여지하불조

吊(적)이를, 도달할, (조)조상할 /愈(유)나을, (투)구차할


맹자는 그 이튿날 나와서 동곽씨에게 조문을 갔다. 공손추가 말하기를 “어제는 아프시단 핑계로 거절하시고, 오늘은 조문을 가시니 아무래도 안 된 것 같은데요!” “어제는 앓다가 오늘은 나았는데 왜 조문을 못 갈 것이냐?”



02-03 王使人問疾 醫來 孟仲子對曰 昔者有王命 有采薪之憂 不能造朝 今病少愈 趨造於朝 我不識 

        왕사인간질 의래 맹중자대왈 석자유왕명 유채신지우 불능조조 금병소유 추조어조 아불식

采(채)풍채, 캘 /薪(신)섶, 땔감, 풀, 봉급 /趨(추)날아날, (촉)재촉할


能至否乎 使數人 要於路曰 請必無歸而造於朝

능지부호 사수인 요어로왈 청필무귀이조어조


왕이 사람을 보내어 병문안을 하고 의원도 딸려 보냈다. 맹중자가 말하기를 “어제 는 왕명이 있었으나 몸이 불편해서 나가 뵈옵지 못했는데, 오늘은 좀 나았기 때문 에 바삐 청으로 나가셨습니다. 아마 도착하셨을 법도 합니다마는” 그러고선 여러 사람을 시켜 길목에 지켜 섰다가 “제발 집으로 오시지 말고 청으로 가십시오.” 이렇게 말하게 하였다. 


02-04 不得已而之景丑氏宿焉 景子曰內則父子 外則君臣 人之大倫也 父子主恩 君臣主敬 丑見王之敬子也 

            부득이이지경추씨숙언 경자왈내즉부자 외즉군신 인지대륜야 부자주은 군신주경 추견왕지경자야

倫(륜,윤)인륜, 도리, 무리, 차례


未見所以敬王也 曰惡 是何言也 齊人 無以仁義與王言者 豈以仁義爲不美也 其心曰是何足與言仁義也云爾 

미견소이경왕야 왈오 시하언야 제인 무이인의여왕언자 기이인의위불미야 기심왈시하족여언인의야 운이

豈(기)어찌 /爾(이)너


則不敬莫大乎是 我非堯舜之道 不敢以陳於王前 故齊人 莫如我敬王也

즉불경막대호시 아비요순지도 불감이진어왕전 고제인 막여아경왕야


맹자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딱해서 하는 수 없이 경추씨에게로 가서 쉬었다. 경축 씨는 “집안에서는 어버이와 자식이요, 밖에서는 군신이 윤리관계의 가장 큰 것입 니다. 부자간에는 은혜를 주로 삼고, 군신 간에는 존경을 주로 삼는데, 제가 보기로는 왕은 선생께 경의를 표하였는데 선생께서는 왕께 경의를 표하는 것 같은 그런 점이 조금도 보이지 않습니다.” 

“거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제나라 사람들이 왕과 함께 인의를 논하지 않는 것은 왜 인의란 하찮은 것이라 해서 그럴 리가 있겠소? 속으로는 ‘그이와 뭘! 인의를 논의할 필요가 있나’하고 짐작으로만 지난다면 이보다 더한 불경(不敬)이 어디 있겠소? 나는 요순의 도가 아니면 왕의 앞에 아무 것도 여쭙지 않으니 그러 므로 제나라 사람에 나만큼 왕에게 경의를 표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02-05 景子曰否 非此之謂也 禮曰父召無諾 君命召不俟駕 固將朝也 聞王命而遂不果 宜與夫禮 若不相似然

        경자왈부 비차지위야 예왈부소무낙 군명소불사가 고장조야 문왕명이수불과 선여부예 약불상사연

諾(락,낙)허락할 /俟(사)기다릴, (기)성씨 /駕(가)멍에 /遂(수)드디어, 따를


“아닙니다. 그 점을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예기》에 ‘아버지가 부르시거든 추근 거리지 말라. 고로 왕이 부르시면 멍에 멘다고 미적거리지 말자.’ 이런 구절이 있 는데 곧장 가 뵈오려고 했다가 왕명을 듣고는 그만 주저앉아 버리니 예기에 쓰인 말과는 좀 엇나가는 것만 같아서 그러는 것입니다.”


02-06 曰豈謂是與 曾子曰 晉楚之富不可及也 彼以其富 我以吾仁 彼以其爵 我以吾義 吾何慊乎哉 

        왈기위시여 증자왈 진초지부불가급야 피이기부 아이오인 피이기작 아이오의 오하겸호재

爵(작)벼슬 /慊(겸)찐덥지 않을, (혐)혐의, (협)만족스러울



夫豈不義而曾子言之 是或一道也 天下有達尊三 爵一齒一德一 朝廷莫如爵 鄕黨莫如齒 輔世長民莫如德 

부기불의이증자언지 시혹일도야 천하유달존삼 작일치일덕일 조정막여작 향당막여치 보세장민막여덕

輔(보)도울


惡得有其一 以慢其二哉

오득유기일 이만기이재


“왜 그런 뜻일까! 증자는 ‘진·초의 재물은 따를 재간이 없으나, 그가 그의 재물을 가지고 대들면 나는 나의 인(仁)으로 하고, 그가 그의 벼슬로 대들면 나는 나의 의 (義)로 할 것이니, 내게는 부족할 것이 없단 말이다.’하였으니, 왜 의 아닌 것을 증자께서 말씀하였겠소. 이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세상에서 존경받는 것에 셋이 있는데 벼슬 높은 것이 그 하나요, 나이가 그 하나요, 인격이 그 하나입 니다. 조정에서는 벼슬자리를 당하지 못하고, 마을에서는 나이를 당하지 못하고, 사회를 돕고 백성을 지도하는 데는 인격을 당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 한 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 둘을 가진 이를 업신여길 수 있단 말이요?



02-07 故將大有爲之君 必有所不召之臣 欲有謀焉則就之 其尊德樂道不如是 不足與有爲也

        고장대유위지군 필유소불소지신 욕유모언즉취지 기존덕낙도불여시 부족여유위야


그러므로 장차 큰 일을 함 직한 군왕에게는 불러내지 못할 신하가 반드시 있는 것이라, 그가 의논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에는 가서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인격을 존중하고 도를 즐기는 마음이 그렇게 되지 않으면 그와 함께 일할 수 없는 것 입니다.


02-08 故湯之於伊尹 學焉而後 臣之 故不勞而王 桓公之於觀衆 學焉而後臣之 故不勞而覇

        고탕지어이윤 학언이후 신지 고불노이왕 환공지어관중 학언이후신지 고불노이패


그러므로 탕왕이 이윤에게서 배운 후에 신하로 삼았기 때문에 힘 안 들이고 왕자가 된 것이며, 환공이 관중에게 대해서도 그에게서 배운 후에 그를 신하로 삼았기 때 문에 힘 안 들이고 패자가 된 것입니다. 


02-09 今天下地醜德齊 莫能相尙 無他 好臣其所敎而不好臣其所受敎

        금천하지추덕제 막능상상 무타 호신기소교이불호신기소수교

醜(추)추할 /尙(상)오히려


이제 여러 나라의 영토도 비슷비슷하며 덕망도 거의 거기 감 직하여 누가 위가 되어야 할 지 모르는 형편입니다.
이는 다른 까닭이 아니라, 자기가 가르치면서 씀 직한 신하를 좋아하고, 자기가 배움직한 신하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02-10 湯之於伊尹 桓公之於管仲 則不敢召 管仲且猶不可召 而況不爲管仲者乎

        탕지어이윤 환공지어관중 즉불감소 관중차유불가소 이황불위관중자호

且(차)또 /猶(유)오히려, (요)움직일 /況(황)상황, (황)하물며

탕왕이 이윤에게 대해서나 환공이 관중에게 대해서나 함부로 불러대지 못했습니다. 관중도 함부로 못 불러댔는데, 하물며 관중 따위의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불러댑니까?” 



-준이생각 ; 왕이 맹자를 찾아 오지 않고 만나러 오라고 하니 삐졌(?)다. 벼슬과 나이와 덕망을 이야기 하며 이중에 하나를 가졌다고 다른 것을 무시하는 것은 바른 처사가 아니라고 하면서 변명(?)을 하였다. 그러면서 이 나라에는 왕과 신하가 서로 인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것이야 말로 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사람을 신하로 두고 찾는 것이야 말로 큰 왕이 갖추어야 할 자질이라고 한다. 

왕과 신하가 서로 인의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은 다름아닌 불경이라 하였다. “너깟놈과 무슨 인의를 이야기해 ?” 하는 마음...지금 이 시대 이나라 사람들은 서로에게 이런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모두가 서로 서로 잘나고 그래서 서로를 무시하면서 모두들 고립무원의 땅에 홀로들 서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인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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