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r: 2015
Director : Philip Yung Chi-Kwong
Producer : Julia Chu
Writer : Philip Yung Chi-Kwong
Cast : Aaron Kwok Fu-Sing, Elaine Kam Yin-Ling, Patrick Tam Yiu-Man, Jessie Li, Michael Ning, Jacky Cai, Maggie Siu Mei-Kei, Eddie Chan, Harriet Yeung Sze-Man, Ellen Li, Don Li Yat-Long, Ronny Yuen, Tam Ping-Man, Noel Leung Siu-Bing, Tai Bo, Chan Lai-Wun, Andrew Kwok Hon-Chu
한동안 영화 감상기를 안쓰다가 간만에 쓰본다.
홍콩영화다. 대부분의 대사들이 광둥어로 진행된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북경어화 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A는 재혼한 엄마와 언니와 함께 홍콩에 작은 아파트에 산다. 아마도 친아빠와 살다가 어느날 기차를 타고 이곳으로 와서 함께 살게 된 거 같다. 가난한 삶 속에서 모델이나 연기자가 되려는 꿈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림도 없다. 딱히 재주도 없는 A는 어느새 매춘을 하면서 갖고 싶은 물건을 사면서, 그렇게 작은 욕망을 메꿔가며 살고 있으나 그 삶은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B는 욱하는 성질 때문에 여기 저기 직장을 떠돌아 다니는 청년이다. 이 친구도 어릴때 교통사고로 어머니가 돌아 가시고, 지금은 혼자서 정육 물건을 배달하면서 살고 있다. 배운 것도 없고(어려운 가정형편이나 힘든 성장 과정을 들먹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미래는 그냥 불투명하다고 해야 하나, 그냥 저냥 이렇게 하루 하루 벌어 먹고 간단 간단히 그 때 그 때의 욕정을 채워 가면서 어쩌면 순수했던 동심도 서서히 마비 되기 시작한다.
C는 40대 중후반 정도의 형사다. 회색 머리칼을 대충 자르고 회색의 조끼를 입고 큰 안경테는 항상 그의 코 끝에 걸려 있고 그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안경테 위로 나오는 맨눈으로 상대를 바라 본다. 안경을 통해서 볼 때는 정색을 하고 집중할 때. 이 남자도 여자와 이혼하고 주말에 한번씩 딸을 보면서 살고 있다. 그냥 저냥 그렇게 형사생활을 하고 있고, 사건을 맡았을때 그 사건에 몰입하는 모양을 보면 결국 형사생활도 때려치우거나 잘리지 않을까 싶은 사람이다.
D는 A의 엄마다. 자신은 병든 남자(새 남편인지, 부친인지 좀 애매해 보이는...)와 두 딸을 위해서 매일 매일 밤 늦게까지 일하느라 지쳐 있다. 이 모든 것이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A는 B와 야간 채팅을 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게 되고 어느날 만난다. 그리고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한다. B는 머뭇거리다 실행에 옮긴다. 목을 졸라 죽이고 시체를 돼지 잡듯이 완전히 해체하여 화장실 변기에 흘려 버리고, 살점은 고기 배달하면서 줘 버리고, 머리는 껍질을 벗기고 난 후 바다에 던져 버리고 결국 시체 조각은 발견되지 못한다. 며칠후, B는 자수를 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재판을 받는다.
우리나라나 헐리우드 식이었다면 무지 빠른 템포로 극중 긴장감을 주면서 이야기를 끌어 갔을 거라 생각되지만...
여기 감독 필립은 마치 차 한잔을 음미하듯, 느릿느릿한 템포로 현재와 과거를 서로 교차 주행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초반에는 오히려 좀 졸린 느낌까지 있었지만, 결국은 전체 이야기를 자신이 하고픈 말을 위해 꽤 묵직하게 잘 이끌어 냈다고 생각된다.
오랫만에 보는 '묵직한 영화'였다.
행복은 어디서 오는 걸까?
역시 조금은 못한 상황에서 좀 더 나은 상황으로 변화하면서, 그 변화의 느낌이나 기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힘이 바로 희망이고 삶에 대한 즐거움일 테고, 그러한 과정의 순간 순간에 섬광이 번쩍이듯, 번개가 치듯 '행복'의 순간이 지나 가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희망이 없고, 오늘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모든 기대가 부정되어지는 삶이라면 ?
절망의 삶이라면 ?
내가 이 영화를 통해 받은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이는 어쩌면 이 시대의 흙수저, 금수저 논쟁의 화두이기도 하고, 기득권의 파렴치한 이기심에 넘쳐나는 이 시대 이나라의 현실이기도 한 것이다.
며칠전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를 만나 우연히 듣게된 ' 요즘은 가난한 집 애들이 공부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말들... 이건 절망의 시대를 증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꼭 공부 잘해야만 '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등만 주목받고, 있는 집 자식들이 더 공부를 시켜서 더 잘하는 이것은 정말 무언가 크게 빗나간 거라 생각된다.
2016.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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