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遠庖廚> 20150410


07-01 齊宣王 問曰 齊桓晉文之事 可得聞乎 

       제선왕 간왈 제환진문지사 가득문호


07-02 孟子對曰 仲尼之道 無道桓文之事者 是以 後世 無傳焉 臣未之聞也 無以則王乎 

       맹자대왈 중니지도 무도환문지사자 시이 후세 무전언 민미지문야 무이즉왕호


07-03 曰德何如 則可以王矣 曰保民而王 莫之能禦也 

       왈덕하여 즉하이왕의 왈보민이생 막지능어야


07-04 曰若寡人者 可以保民乎哉 曰可 曰何由 知吾可也 曰臣聞之胡齕 曰王坐於堂上 有牽牛而過堂下者 王見之 

       왈약과인자 가이보민호재 왈가 왈하유 지오가야 왈신문지호흘 왈왕좌어당상 유견우이과당하자 왕견지

哉(재)어조사, 비롯하다, 재난 / 胡(호)되, 오랑캐, 수염 /齕(흘)깨물 / 牽(견)이끌


       曰牛何之 對曰 將以釁鐘 王曰 舍之 吾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 對曰 然則廢釁鐘與 曰何可廢也 

       왈우하지 대왈 장이흔종 왕왈 사지 오불인기곡속약무죄이취사지 대왈 연즉폐흔종여 왈하가폐야

釁(흔)피, 칠할, 틈 / 舍(사)집, 버릴 / 觳(곡)뿔잔 / 觫(속)곱송그릴 / 觳觫 무서워서 벌벌 떪, 죽기를 무서워함

   

      以羊易之 不識 有諸 

      이양역지 불식 유제

易(역)바꿀, 쉬울


07-05 曰有之 曰是心 足以王矣 百姓皆以王爲愛也 臣固知王之不忍也 

       왈유지 왈시심 족이왕의 백성해이왕위애야 신고지왕지불인야

固(고)굳을, 진실로, 참으로, 본디


07-06 王曰然誠有百姓者 齊國雖褊小 吾何愛一牛 卽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 故以羊易之也 

       왕왈연성유백성자 제국수편소 오하애일우 즉불인기곡속약무죄이취사지 고인양역지야

雖(수)비록, (유)이름 / 褊(편)좁을, (변)휘날릴 /卽(즉)곧


07-07 曰王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 以小易大 彼惡知之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則 牛羊何擇焉 

       왈왕무이어백성지이왕위애야 잉소역대 피오지지 왕약은기무죄이취사지즉 우양가택언

      

      王笑曰 是誠何心哉 我非愛其財而易之以羊也 宜乎百姓之謂我愛也 

      왕소왈 시성하심재 아비애기재이역지이양야 선호백성지위아애야

謂(위)이를


07-08 曰無傷也 是乃仁術也 見牛未見羊也 君子之於禽獸也 見其生不忍見其死 聞其聲不忍食其肉

       왈무상야 시급인술야 견우미견양야 군자지어금수야 견기생불인견기사 문이성불인식기육

      

       是以君子遠庖廚也 

       시이군자원포주야

       庖(포)부엌 /廚(주)부엌


07-09 王說曰 詩云 他人有心 予忖度之 夫子之謂也 夫我乃行之 反以求之 不得吾心 夫子言之 

       왕설왈 시운 타인유심 예촌도지 부자지위야 부아급행지 반이구지 부득오심 부자언지

忖(촌)헤아릴


       於我心有戚戚焉 此心之所以合於王者何也 

      어아심유척척언 차심지소이합어왕자하야

戚(척)친척, 근심할, 재촉할


07-10 曰有復於王者曰 吾力足以擧百鈞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 

       왈유부어왕자왈 오력족이거백균이부족이거일우 명족이찰추호지말이불견여신 즉왕허지호

復(복)회복할, (부)다시 / 鈞(균)서른근, 고르다 / 足(족)발, 가다, 달리다,(주)지나칠 / 

輿(여)수레, (예)멍예 / 薪(신)섶


       曰否 今恩足以及禽獸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謂不用力焉 輿薪之不見 

       왈부 금은족이급금수이공부지어백성자 독하여 연즉일우지불거 위불용력언 여신지불견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 故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위불용명언 백성지불견보 위불용은언 고왕지불왕 불위야 비불능야

07-11 曰不爲者與不能者之形 何以異 曰挾太山以超北海 語人曰 我不能 是誠不能也 爲長者折枝 

       올불위자여불능자지형 하이이 왈협태산이초북해 어인왈 아불능 시성불능야 위장자절지

挾(협)낄 / 折(절)꺽을, (제)천천히 할


      語人曰 我不能 是不爲也 非不能也 故王之不王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 

     어인왈 아불능 시불위야 비불능야 고왕지불왕 비협태산이초북해지류야 왕지불왕 시절지지류야


07-12 老吾老以及人之老 幼吾幼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 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노오로이급인지로 유오유이급인지유 천하가운어당 시운 형우과처 지우형제 이어우가방

邦(방)나라

    

       言擧斯心 加諸彼而已 故推恩足以保四海 不推恩無以保妻子 古之人所以大過人者無他焉 

       언거기심 가제피이이 고추은족이보사해 불추은무이보처자 고지인소이대과인자무타언


       善推其所爲而已矣 今恩足以及禽獸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선추기소위이이의 금은족이급금수이공부지어백성자 독하여


07-13 權然後知輕重 度然後知長短 物皆然心爲甚 王請度之 

       권연후지경중 도연후지장단 물개연심위심 왕청도지


07-14 抑王興甲兵 危士臣構怨於諸侯然後快於心與 

       억왕흥갑병 위사신구원어제후연후쾌어심여

抑(억)누를


07-15 王曰否 吾何快於是 將以求吾所大欲也 

      왕왈부 오하쾌어시 장이구오소대욕야


07-16 曰王之所大欲 可得聞與 王笑而不言 曰爲肥甘 不足於口與 輕煖不足於體與 

      왈왕지소대욕 가득문여 왕소이불언 왈위비감 부족어구여 경난부족어체여

輕(경)가벼울 /煖(난)따뜻할 


       抑爲采色不足視於目與 聲音不足聽於耳與 便嬖不足使令於前與 王之諸臣 皆足以供之 

       억위채색부족시어목여 성음부족청어이여 편폐부족사령어전여 왕지제신 해족이공지

便(편)편할, (변)똥오줌/嬖(폐)사랑할


       而王豈爲是哉 曰否吾不爲是也 曰然則王之所大欲 可知已 欲辟土地 朝秦楚 

      이왕기위시재 왈부오불위시야 왈연즉왕지소대욕 가지이 욕비토지 조진초

豈(개)개가, (기)어찌


      莅中國而撫四夷也 以若所爲 求若所欲 猶緣木而求魚也 

      이중국이무사이야 이약소위 구약소욕 요연목이구어야

莅(리,이)다다를 / 撫(무)어루만질 / 猶(유)오히려, (요)움직일 /緣(연)인연, (단)부인옷이름


07-17 王曰若是其甚與 曰殆有甚焉 緣木求魚 雖不得魚 無後災 以若所爲 求若所欲 

       왕왈약시기심여 왈태유심언 연목구어 수부득어 무후재 이약소위 구약소욕

殆(태)거의, 위태할 


      盡心力而爲之 後必有災 曰可得聞與 曰鄒人 與楚人戰 則王以爲孰勝 曰楚人勝 曰然則 

     진심력이위지 후필유재 왈가득문여 왈추인 여초인전 즉왕이위숙승 왈초인승 왈연즉

鄒(추)추나라 / 孰(숙)누구, 익을


     小固不可以敵大 寡固不可以敵衆 弱固不可以敵彊 海內之地 方千里者九 齊集有其一 以一服八 

     소고불가이적대 과고불가이적중 약고불가이적강 해내지지 방천리자구 제집유기일 이일복팔

彊(강)굳셀, 힘쓸


     何以異於鄒敵楚哉 蓋亦反其本矣 

     하이이어추적초재 개역반기본의

蓋(개)덮을, (합)어찌


07-18 今王發政施仁 使天下仕者 皆欲立於王之朝 耕者皆欲耕於王之野 商賈皆欲藏於王之市 

        금왕발정시인 사천하사자 개욕입어왕지조 경자개욕경어왕지야 상가개욕장어왕지시

仕(사)섬길, 벼슬


      行旅 皆欲出於王之塗 天下之欲疾其君者 皆欲赴愬於王 其如是孰能禦之 

      행시 개욕출어왕지도 천하지욕질기군자 개욕부소어왕 기여시숙능어지

塗(도)칠할, 길 /赴(부)다다를, 갈/愬(소)하소연할,(색)두려워할


07-19 王曰吾惛 不能進於是矣 願夫子 輔乎志 明以敎我 我雖不敏 請嘗試之 曰無恒産而有恒心者 

        왕왈오혼 불능진어시의 원부자 보호지 명이교아 아수불민 청상시지 왈무항산이유항심자

惛(혼)흐릴, (민)번민할 /輔(보)도울 / 恒(항)항상, (긍)반달


      惟士爲能 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苟無恒心 放辟邪侈 無不爲已 及陷於罪然後 從而刑之 

      유사위능 약민즉무항산 인무항심 구무항심 방피사치 무위불이 급함어죄연후 종이형지

惟(유)생각할, 마땅할/苟(구)진실로, 구차할 /侈(치)사치할 /陷(함)빠질

    

     是罔民也 焉有仁人在位 罔民而可爲也 

     시망민야 언유인인재위 망민이가위야


07-20 是故明君制民之産 必使仰足以事父母 俯足以畜妻子 樂歲終身飽 凶年免於死亡然後 驅而之善 

       시고명군제민지산 필사앙족이사부모 부족이축처자 낙세종신포 흉년면어사망연후 구이지선

俯(부)구부릴 / 畜(축)짐승,쌓을,기를 /驅(구)몰


       故民之從之也輕 

       고민지종지야경


07-21 今也制民之産 仰不足以事父母 俯不足以畜妻子 樂歲終身苦 凶年不免於死亡 此惟救死而恐不贍 

       금야제민지산 앙부족이사부모 부족이사축처자 낙세종신고 흉년불면어사망 차유구사이공불섬

贍(섬)넉넉할 /奚(해)어찌, 왜, 무엇

     

       奚暇治禮義哉 

       해가치례의재


07-22 王欲行之則 盍反其本矣 

       왕욕행지즉 개반기본의


07-23 吾畝之宅 樹之以桑 吾十者可以衣帛矣 鷄豚狗彘之畜 無失其時 七十者可以食肉矣 百畝之田 

       오무지택 수지이상 오십자가이의금의 계축구체지축 무실기시 칠십자가이식육의 백무지전

畝(무)이랑, (묘)이랑


      勿奪其時 八口之家可以無飢矣 謹庠序之敎 申之以孝悌之義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 老者衣帛食肉 

     물탈기시 팔구지가가이무기의 근상서지교 신지이효제지의 반백자불감대어도로의 노자의금식육

庠(상)학교


     黎民不飢不寒 然而不王者未之有也 

     여민불기불한 연이불왕자미지유야

黎(여,려)검을



● 제선왕(齊宣王)이 묻기를 “제나라 환공(桓公)이나 진나라 문공(文公)의 사적을

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중니님의 학도치고는 환·문의 사적을 논의하는 사람이 없답니다. 그러므로 후

세에 전해진 바가 없어서 신은 듣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면 왕도(王道)에 대한 말씀

은 어떠하올지?”

“인덕(人德)이 어떠해야 왕 노릇을 할 수 있을까요?”

“백성을 사랑하고 북돋아 주면서 왕 노릇을 하면 아무도 이를 방해하지 못하리다.”

“저 같은 사람도 백성을 애호할 줄 알까 몰라?”

“그야 되지요.”

“무엇을 보고 저 같은 사람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신이 호흘에게서 들은 바가 있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왕께서 당상에 앉아 계실 적에 소를 끌고 당하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시고

‘그 소는 어디로 가는 소냐?’ 물으시니

‘흔종(釁鐘)(釁鐘 : 鐘을 새로 만들었을 때 짐승의 피를 뽑아 그 뜸에 칠하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에 

쓸 것입니다.’ 대답하자

‘그만 두려무나. 부들부들 떨면서 죄 없이 주검터로 끌려가는 그런 것은 내 차마

볼 수 없구나.’하니

‘그러면 흔종은 그만 두오리까?’

‘어찌 그만 둘 수야 있니. 양(羊)하고 바꾸려무나.’라고 하신 일이 있었다지요. 글

쎄올시다. 그런 일이 있으신지?”

“그런 일이 있습니다.”

“그런 마음씨면 넉넉히 왕이 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왕더러 아끼는 마음

이 나서 그랬다고 하지만, 신은 왕께서 차마 그러실 수 없어서 그러신 줄을 잘 알

고 있습니다.”

“그렇소. 정말이지 그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나라가 비록 작다고 하더라

도 내 어찌 소 한 마리 같은 것을 아끼겠소? 부들부들 떨면서 죄 없이 주검터로 

끌려가는 그런 것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양과 바꾸라고 한 것입니다.”

“왕께서는 백성들이 왕이 인색하여 그랬다고 하더라도 괴이하게 여기실 것은 없습니

다.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꾸셨으니 그들이야 왕의 참 뜻을 어찌 알 것입니까? 왕께

서 죄없이 주검터로 가는 것을 마음 태우셨다면 왜 소와 양을 구별하셨습니까?”

왕은 웃으면서 “그거 참! 나도 모를 내 마음이구려! 나는 재물이 아까워서 양과 바

꾸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백성들이 나더러 인색하여 그랬다고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그런 것쯤 가지고 마음에 꺼리실 것까지는 없습니다. 그것이 어진이들의 마음씨

입니다. 죽으러 가는 소는 눈으로 보시었고 양은 미처 못 보신 까닭입니다. 어진

마음을 가진 어른들이 새나 짐승을 대할 적에 그 산 모습은 보고, 그 죽어가는 꼴

을 차마 보지 못하며, 그 애끓는 소리를 듣고는 그 고기를 차마 먹지 못한답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찬간과 부엌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왕은 빙그레 웃으면서 “옛 시에 ‘남의 마음을 내 마음에 비추어 미루어 보고 헤아

리네.’라는 구절이 있는데, 아마 선생을 두고 이른 말인가 봅니다. 내가 한 노릇이

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내가 내 마음을 알 수 없더니, 선생이 말씀하시니 내

마음에도 흡족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마음씨가 왕 노릇 하는 데 알맞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왕께 이렇게 아뢰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내 힘으로 백 균(鈞)의 무게는 넉넉히 들 수 있지만 깃털 한 개는 들 수 없는 걸.

내 눈으로 아주 잔털은 가려볼 수 있지만 한 수레 실어 논 장작더미는 볼 수 없는

걸.’이라고 한다면 왕은 정말이라고 하시겠습니까?”

“안 될 말이지요.”

“이제 왕의 은혜가 새나 짐승들에게는 미치고도 남으면서 왕의 마음이 백성들에

게는 씌워지지 않으니 도대체 웬일일까요? 그렇다면 깃 한 개를 못 든다는 것은

힘을 쓰지 않는 까닭이요, 한 수레 북더기의 장작을 못 본다는 것은 보려고 하지

않는 까닭이요, 백성들이 사랑을 못 받는 것은 은혜를 베풀어주지 않는 까닭이니,

그러므로 왕께서 왕 노릇을 못 하시는 것은 안 하시는 것이지 못하시는 것은 아닙

니다.”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요?”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일을 ‘나는 못 한다.’고 말한다면 그야 정말 못

하는 일이지만, 웃어른을 위해서 나뭇가지 한 개쯤 꺾는 일을 ‘나는 못 한다.’라고

말한다면 그야 안 하는 것이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 노릇을

안 하시는 것은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그런 일들이 아니라, 왕께서 왕 노릇

을 안 하시는 것은 나무 가지를 꺾는 따위의 일입니다.

내 집 늙은이를 생각하듯 남의 늙은이도 생각하고 내 집 어린 것을 생각하듯 남의

어린 것도 생각하면 천하라도 손바닥 위에서 놀리듯 할 수 있습니다. 옛 시에

본보기를 마누라에게 보이고서

형이나 아우에게도 덩달아 보인다면

어찌 다 태평시절을 못 만들손 있으랴.

이런 구절이 있으니, 이는 그런 마음씨를 남에게도 펴서 미치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말했을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왕의 은혜가 널리 퍼지면 넉넉히 온 천하도 쓸어안

을 수 있지만 은혜를 널리 베풀지 못하면 제 처자 하나도 단속하지 못할 것입니다.

옛 사람들이 훨씬 뛰어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을 남에게까지 잘

미치도록 한 것 그것뿐입니다. 오늘날 군은(君恩)이 새나 짐승들에게는 미치고도

남으면서 군공(君功)이 백성들에게까지는 미치지 않는 것은 도대체 웬일일까요?

달아 보아야만 가볍고 무거운 것을 알고, 재어 보아야만 길고 짧은 것을 아는 것입

니다. 물건은 다 그런 것이지만 사람의 마음치고는 더욱 유난한 것이니 왕께서는

잘 헤아려 보십시오.

대체 왕께서는 무장 병졸을 동원하고 신하들을 위험한 곳으로 몰아넣어 여러 제후

들과 원수를 사야만 마음에 쾌하시겠습니까?”

“아니 내 어찌 그런 일에 쾌할 리가 있겠소! 내 큰 소망을 이루어 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럽니다.”

“왕의 그 큰 소망이란 무엇인지 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왕은 웃기만 하고 아무 말이 없다.

“기름지고 달콤한 것이 그래도 입에 부족하신가요? 가볍고 따뜻한 것이 그래도 몸

에 부족하신가요? 그러면 아롱아롱 좋은 빛깔이 눈의 만족을 채우기에 부족하신

가요? 풍악소리가 귀의 만족을 채우기에 그래도 부족하신가요? 알랑거리는 무리

들을 앞에서 부리기가 그래도 부족하신가요? 왕 외 여러 신하들은 이런 것쯤이야

다 바쳐드리고 있을 것이니 왕은 이런 것들 때문에 그러실 리는 없으시겠지요!”

“아니 그런 것들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왕의 큰 소망이란 잘 알 수 있습니다. 영토를 확장하여 진·초 같은 나라

의 조공을 받고 중국에 군림하면서 사방 변족들을 회유하고 싶어서 그러시는 것이

지요. 이러한 방법으로 그러한 소망을 이루시려는 것은 마치 나무에 올라 물고기

를 잡자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도 억지스러운 일일까요?”

“억지란 그보다도 더한 억지지요.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는 것이란 못 잡아도

후환이야 없지만 그러한 방법으로 그러한 소망을 이루시려 하시면 전심전력을 쏟

아 애를 쓰신다 하더라도 반드시 후환이 있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추나라 사람과 초나라 사람이 전쟁을 한다면 왕은 어느 편이 이기리라고 생각하

십니까?”

“초나라 사람이 이길 터이지요.”

“그렇다면 작은 것은 아무래도 큰 것을 적대할 수 없으며, 적은 것은 아무래도

 많은 것과 적대할 수 없고 약자는 아무래도 강자와 적대하지 못할 것이니, 이 땅덩이

안에 사방 천 리를가진 자만 아홉이 있는데, 제나라는 통틀어 그의 한 칸을 차지했

으니, 하나를 가지고 여덟을 때려눕히자는 것이 어찌 추나라가 초나라를 적대하는

것과 다르겠습니까? 그러시다면 도로 그 근본 문제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이제 왕께서 정책을 세우시되 인정(仁政)을 펴시어 천하의 벼슬아치들로 하여금

자진해서 왕의 조정에 나서게 하시며, 농부들도 제각기 왕의 영지를 경작하고 싶

게 하시며, 장사치들도 다 왕의 저자거리에 짐을 풀고 싶게 하시며, 길가는 무리들

도 다 왕의 길거리를 지나고 싶게 하시며, 어디서나 그들의 임금을 싫어하는 무리

들로 하여금 다 왕께 좇아와서 그들의 원한을 호소하게 할 것이니, 꼭 그렇게만 하

신다면 그 누가 이를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제가 어리석은 탓으로 거기까지 밀고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께서는 내 진

의를 살피시어 자세히 일러주십시오. 제가 비록 못나기는 하였지만 실제로 한번

노력해 볼까 합니다.”

“항산(恒産)이 없더라도 항심(恒心)을 간직할 수 있기란 오직 선비들만이 그럴 수

있는 것이지만 일반 사람들이야 항산이 없으면 그때문에 항심도 못 가지는 것입니

다. 정말이지 항심이 없으면 함부로 하고 고집부리고 간사하고 사치스런 행동을

제멋대로 해 내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을 죄에 빠지도록 해 놓고 그리고서 그

들을 처벌한다면 마치 백성들을 그물코로 낚아 내는 셈이니, 어찌 사리를 아는 어

른이 통치의 지위에 있으면서 백성들을 그물코로 낚아 내는 따위의 일을 할 수 있

겠습니까?

그러므로 명철하신 군왕이 생업을 통제함에 있어서 언제나 위로 부모를 섬길 수 있

게 하고 아래로는 저이들 처자를 길러 낼 수 있게 하여 주며, 풍년이 들면 평생을

배부르도록 하고 흉년이라도 죽음쯤 면하게 하여 주되, 그렇게 하여 놓고 착한 길

로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까닭에 백성들이 잘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

런데 요즘은 생업을 통제한다는 것이 위로 부모를 섬기기에도 부족하고 아래로

 처자를 길러내기에도 옹색하며, 풍년이 들더라도 평생을 고생하고 흉년이면 죽음을

못 면하니, 이렇게 되면 죽음에서 벗어나기에도 오히려 부족을 느끼는데 어느 여가

에 예의를 닦을 수가 있겠습니까? 왕이 한번 실행하여 보고 싶으시다면 왜 그 근본

문제로 돌아오지 않으십니까?

농사집 둘레에 뽕나무를 심으면 오십 난 노인도 명주옷을 입게 됩니다. 닭·돼지·

개 같은 집안 짐승도 철따라 잡고 철따라 깨이면 칠십 난 늙은이도 고기를 먹게 됩

니다. 농민들의 논밭갈이 때 징용 나오란 일만 없으면 여덟 식구쯤은 먹여 살릴 수

있으리다. 교육기관을 부지런히 정비하여 효제의 대의를 철저히 가르친다면 머리

흰 늙은이가 봇짐을 지고 길거리에서 헤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늙은이가 비단옷

에 고기를 먹고 일반 백성이 굶주리지 않고 얼어 떨지 않게 하고, 그러고도 왕 노릇

을 못 하는 이는 절대로 없습니다.”



-준이생각 ; 오늘의 글은 양혜왕 상편의 마지막 글이고 마이 길었다. ㅜㅜ 게다가 어제 맹자께서 밤 11시 반 넘어 까지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만난 친구들(모두들 여기 근처에 살더라)과 만나는 자리에 합석하셔서 아직도 깨어 나지 못하고 있으니....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차이는가지 하나를 꺽는 차이다...ㅜㅜ

“언제나 위로 부모를 섬길 수 있게 하고 아래로는 저이들 처자를 길러 낼 수 있게 하여 주며, 풍년이 들면 평생을배부르도록 하고 흉년이라도 죽음쯤 면하게 하여 주되, 그렇게 하여 놓고 착한 길로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까닭에 백성들이 잘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생업을 통제한다는 것이 위로 부모를 기기에도 부족하고 아래로 처자를 길러내기에도 옹색하며, 풍년이 들더라도 평생을 고생하고 흉년이면 죽음을 못 면하니, 이렇게 되면 죽음에서 벗어나기에도 오히려 부족을 느끼는데 어느 여가에 예의를 닦을 수가 있겠습니까? 왕이 한번 실행하여 보고 싶으시다면 왜 그 근본문제로 돌아오지 않으십니까?“ 

이번 글에서도 의식주에 관한 기본 문제를 충분히 풀어 주고 솔선 수범을 보인다면 자연스레 인의가 펼쳐지게 된다는 말씀을 역설하는 것이 참 구구절절히 마음에 들어온다.이시대 우리세대들이 가지는 가족 부양에 대한 부담감...그래도 개발세대의 마지막으로서 혜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식 세대를 길러내고 부모님 모시고 우리 나이 80~90될때까지 묵고 살려면 대체 어디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이렇게 막막한데, 주거문제, 교육문제, 노인문제가 바로 우리들 자신들이 떠 짊어지고 있는 문제들이다. 어제 오후에 올린 ‘낙수효과’에 대한 카툰을 보면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도 다 이를 걱정하고 있는 듯하다. 힘겨운 현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君子遠庖廚也(군자는 포주를 멀리해야 한다.^^)

<不嗜殺人> 20150408

06-01 孟子見梁襄王 

           맹자견양양왕

梁襄王:혜왕의아들.이름은赫.襄은그의시호.맹자가혜왕을만난그이듬해에혜왕이죽자襄王이그 뒤를 계승하였다. 


襄(양)도울


06-02 出語人曰 望之不似人君 就之而不見所畏焉 卒然問曰 天下惡乎定 吾對曰 定于一 

            출어인왈 망지불사인군 취지이불견소외언 졸연간왈 천하오호정 오대왈 정어일

惡(악)악할, (오)미워할,어찌 / 就之 나아가다


06-03 孰能一之 

            숙능일지


06-04 對曰 不嗜殺人者能一之

            대왈 불기살인자능일지

嗜(기)즐길, 좋아할 / 孰(숙)누구


06-05 孰能與之 

            숙능여지


06-06 對曰 天下莫不與也 王知夫苗乎 七八月之間 旱則苗槁矣 天油然作雲 沛然下雨則 苗浡然興之矣 

            대왈 천하막불여야 왕지부묘호 칠팔월지간 한즉묘고의 천유연작운 패연하우즉 묘발연여지의

旱(한)가물 / 槁(고)마를, (호)위로할 / 沛(패)비 쏟아질, 늪 / 然(연)그럴, 불탈 / 油然 구름이 힘있게 피어나는 모양

沛然 비나 폭포가 쏟아지는 모양이 매우 세참  / 浡(발)일어날, 샘솟을


其如是 孰能禦之 今夫天下之人牧 未有不嗜殺人者也 如有不嗜殺人者 則天下之民 皆引領而望之矣 

기여시 숙능어지 금부천하지인목 미유불기살인자야 여유불기살인자 즉천하지민 개인령이망지의

禦(어)막을 / 引領 목을 늘임


誠如是也 民歸之 由水之就下 沛然孰能禦之 

성여시야 민귀지 유수지취하 패연숙능어지


● 맹자가 양양왕(梁襄王)을 만나고 나와서 어느 사람더러 “보아하니 군왕 같지도 않고 가까이 대해 보니 위품도 보잘것없는데 졸연히 묻기를 

“천하 대세는 어떻게 결정이 날 것입니까?” 하기에
“통일이 되어야 안정될 것입니다.”
“누가 통일할 수 있을까요?” 하기에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통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지요. “누가 그런 사람의 편이 될까요?” 하기에 나는 

“온 천하에 그런 사람의 편이 안 될 사람은 없습니다. 왕은 저 돋아나는 어린 싹을 알으시는지! 7, 8월 무더운 여름에 가뭄이 들면 어린 싹들은 시들고 있을 때, 바람 이 뭉게뭉게 검은 구름을 몰아다가 주룩주룩 소낙비를 내려주면 어린 싹들은 힘차 게 소생할 것입니다. 도대체 이렇게 되면 그 누가 이것을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 까? 대체 요즘 목민관(牧民官) 치고 백성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 다. 만일 백성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온 천하의 백성들은 목을 높 이 쳐들고 그를 우러러 볼 것입니다. 정말 그렇게만 한다면 백성이 따르기를 물이 아래로 쏟아지듯 할 것이니, 쏴아 하고 쏟아지는 그런 힘을 그 누가 막아낼 수 있 을 것입니까!”라고 하였습니다. 


-준이생각 ; 무력으로 세상을 빼앗으려 하지 말고 모든 백성이 편안히 살수 있게 만드는 왕이 된다면 자연히 백성이 그를 따르게 된다. 따라서 그 왕이 세상을 통일한다는 말인데… 이를려면 백성이 아주 많이 시달리면서도, 아주 똑똑하여 그런 성인 군자를 알아 보는 눈이 있어야 될텐데, 지금의 위정자는 먼저 백성의 눈과 귀를 막는 것부터 하니, 평생을 시달려도 자신의 삶이 왜 이렇게 힘든지 그 이유를 전혀 다른 곳에서만 찾는 것 같다. 사람이 많아지고 문명의 이기가 발전하면 멀리 있는 소식도 더 빨리 보고 듣게 되어 이 세상에 숨길 일이 더 적어 질 거 같지만 오히려 잘못된 또는 엉터리 정보들이 더 넘쳐나고 바른 소식은 중간에 물타기로 오염되는 것이 현실이니 오히려 눈과 귀가 옛날보다 더 막혀 버린 것 같으니 이 무슨 일인지…



https://www.youtube.com/watch?v=9O4SMw_8Om0



05-01 梁惠王曰 晉國天下莫强焉 叟之所知也 及寡人之身 東敗於齊 長子死焉 西喪地於秦七百里 

       양혜왕왈 진국천하막강언 수지소지야 급과인지신 동패어제 장자사언 서상지어진칠백리

叟之所知 노인도 아는 것이다 할


       南辱於楚 寡人恥之 願比死者 一洒之 如之何則可 

       남욕어초 과인치지 원비사자 일세지 여지하즉가

辱(욕)욕될 / 恥(치)부끄러울  / 洒(세)씻을, (쇄)뿌릴, (선)엄숙할, (최)험할


05-02 孟子對曰 地方百里而可以王 

       맹자대왈 지방백리이가이왕


05-03 王如施仁政於民 省刑罰 薄稅斂 深耕易耨 壯者以暇日 修其孝悌忠信 入以事其父兄 

       왕여시인정어민 생형벌 박세렴 심경이누 장자이가일 수기효제충신 입이사기부형 

省(생)덜, (성)살필 / 斂(렴)거둘 / 耨(누)김맬 / 事(사)일, 섬길



       出以事其長上 可使制梃 以撻秦楚之堅甲利兵矣 

       출이사기장상  가사제정 이달진초지견갑리병의

撻(달)때리다, 매질하다


05-04 彼奪其民時 使不得耕耨 以養其父母 父母凍餓 兄弟妻子離散 

        피탈기민시 사부득경누 이양기부모 부모동아 형제처자이산


05-05 彼陷溺其民 王往而征之 夫誰與王敵 

        피함약기민 왕왕이정지 부수여왕적

陷(함)빠질


05-06 故曰仁者無敵 王請勿疑 

       고왈인자무적 왕청물의



● 양혜왕이 말하기를 “진나라가 천하에 최대 강국이었던 것은 영감께서도 잘 알 고 계실 것입니다. 제 때에 와서 동녘 제나라에게 패할 때 큰 아들이 죽고, 서녘 진 나라에게 칠백 리의 토지를 빼앗기고 남쪽에서는 초나라에게 욕을 보니 정말 면목 이 없습니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라도 한 번 설욕전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 을까요?” 

“직경 백 리를 가지고도 왕이 될 수 있습니다. 왕께서 만일 백성들에게 인정(仁政) 

을 베풀어 형벌을 덜고 세금을 적게 하여 주며, 밭갈이는 깊게 하고 김은 부지런히 매게 하며, 청장년들에게는 농한기를 이용하여 효·제·충·신의 길을 닦게 하 되 집안에서는 부형을 섬기고 마을에 나와서는 웃어른을 섬길 줄 알게 만들어 놓 으면, 장대를 가지고도 능히 진·초 같은 나라의 굳은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를 내 려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네들은 백성들에게 밭 갈고 김맬 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제 어미 아비 하나도 못 먹여 살리게 되니, 그들의 부모는 얼어 떨며 굶주리고 형 제 처자는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그네들 백성들이 진구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되거든 그때 왕께서는 쫓아가 정 벌하십시오. 그러면 어느 누가 왕께 덤벼들 놈이 있으리까! 그러므로 ‘인자(仁者)에게는 적이 없느니라.’라는 말이 있으니 왕께서는 내 말을 조금도 의심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준이생각 : 어찌보면 약간 억지스럽다고도 볼 수 있으나, 실은 근본부터 튼튼히 닦아야 된다는 말을 이야기 함이었고, 실제로 전투에서는 연승한다 하더라고 실제 국민이 피폐하게 된다면 이 또한 결국엔 패망으로 간다고도 볼 수 있는 고단수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양혜왕은 이번 편에서도 엄청난 책략이나 책사를 잔뜩 기대하고 물어 보았으나 결국은 제대로 된 정치를 펼치라는 베이직한 가르침을 받는다. 

<以刃與政>20150407


04-01 梁惠王曰 寡人願安承敎 

          양혜왕왈 과인원안승교


04-02 孟子對曰 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曰無以異也 

           맹자대왈 살인이정여인 유이이호 왈무이이야

刃(인)칼날 / 梃(정)막대기 


04-03 以刃與政有以異乎 曰無以異也 

          이인여정유이이호 왈무이이야


04-04 曰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孚 此率獸而食人也 

           왈포유비육 구유비마 민유기색 야유아부 차솔수이식인야

庖(포)부엌 / 廐(구)마굿간


04-05 獸相食 且人惡之 爲民父母 行政 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 

          수상식 차인오지 위민부모 행정 불면어솔수이식인 오재기위민부모야


04-06 仲尼曰 始作俑者 其無後乎 爲其象人二用之也 如之何其使斯民 飢而死也 

           중니왈 시작용자 기무후호 위기상인이용지야 여지하기사사민 기이사야

俑(용)목우, 허수아비, 아플 / 仲尼 공자 / 斯(사)이, 천할



● 양혜왕이 말하기를 “원컨대 이제 차분히 선생의 가르치심을 받고 싶습니다.” 맹자가 대하기를 “사람을 죽이되 창대로 죽이는 것과 칼로 죽이는 것과 다를 것이 있을까요?”
“다를 리가 없지요.”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의 잘못으로 죽이는 것과 다를 것이 있을까요?”
“다를 리가 없지요.”
“찬간에는 기름진 고기덩이가 그득하고 마굿간에는 살찐 망아지가 있는데, 백성의 

얼굴에는 주린 빛이 떠돌고 들녘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시글시글 굴러 있으니, 이 것은 마치 짐승 떼를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짐승들이 저 들끼리 잡아먹는 것도 사람들은 못내 이를 미워하는데 백성의 부모가 되어 정치를 한다 하면서 짐승 떼를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정도를 벗지 못한다면 백 성의 부모라고 할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중니(仲尼) 님은 말씀하시기를
‘맨 처음 허수아비를 만든 놈은 아마 제 후손이 없을 거야!’
라고 하셨는데, 이는 사람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 썼기 때문인가 합니다. 그런데 제 백성들을 굶어 죽게 한 그 사람은 어떻게 될 것입니까?” 


-준이생각 ; 사람을 몽둥이로 때려 죽이나 칼로 찔러 죽이나, 그리고 정치로 죽이는 것이나 모두 같다는 말.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직설적이다. 앞의 이야기와 계속 이어지는 듯 한데 백성들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잘못된 정치 때문이며 이는 살인행위라고 이야기 한다. 현재의 위정자는 이런 글을 읽어 보기나 했을까?


<王無罪歲>20150406


03-01 梁惠王曰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 何內凶 則移其民於河東 移其粟於河內 河東 凶 亦然 

          양혜왕왈 과인지어국야 진심언이의 하내흉 즉이기민어하동 이기속어하내 하동 흉 역란

粟(속)조 / 寡(과)적을, 주상


察隣國之政 無如寡人之用心者 隣國之民 不加少 寡人之民 不加多何也 

찰린국지정 무여과인지용심자 린국지민 불가소 과인지민 불가다하야



03-02 孟子對曰 王好戰 請而戰喩 塡然鼓之 兵刃旣接 棄甲曳兵而走 或百步而後止 或五十步而後止 

          맹자대왈 왕호전 청이전유  전연고지 병인기접 기갑예병이주 혹백보이후지 혹오십보이후지

喩(유)깨우칠, 고하다, 비유하다 / 塡(전)메울, (진)진정할 / 棄(기)버릴 / 曳(예)끌


以五十步笑百步則何如 曰不可 直不百步耳 是亦走也 曰王如知此則 無望民之多於隣國也 

이오십보소백보즉하여 왈불가 직불백보이 시역주야 왈왕여지차즉 무망민지다어린국야

直不-다만 아니다 / 是亦走-이것또한 달아남이다


03-03 不違農時 穀不可勝食也 數罟 不入洿池 漁鼈不可勝食也 斧斤 以時入山林 材木不可勝用也 

           불위농시 곡불가승식야 촉고 불입오지 어별불가승식야 부근 이시입산림 재목불가승용야

   違(위)어긋날, 피할 / 數(수)셈, (삭)자주, (촉)촘촘할 / 罟(고)그물 / 洿(오)웅덩이 


穀與漁鼈 不可勝食 材木不可勝用 是使民養生喪死無憾也 養生喪死無憾 王道之始也 

곡여어별 불가승식 재목불가승용 시사민양생상사무감야 양생상사무감 왕도지시야

憾(감)섭섭할, (담)근심할 /  


03-04 五畝之宅 樹之以桑 五十者可以衣帛矣 鷄豚狗彘之畜 無失其時 七十者可以食肉矣 百畝之田 

          오묘지택  수지이상 오십자가이의백의 계돈구체지축 무실기시 칠십자가이식육야 백묘지전 

畝(묘)(무)이랑 / 帛(백)비단, 명주 / 彘(체)돼지


勿奪其時 數口之家可以無飢矣 謹庠序之敎 申之以孝悌之義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 七十者衣帛食肉 

물탈기시 수구지가가이무기의 근상서지교 신지이효제지의 반백자불부대어도로의 칠십자의백식육 

庠(상)학교 / 頒(반)나눌, (분)머리 클 / 負(부)질 / 戴(대)일


黎民不飢不寒 然而不王者未之有也 

여민불기불한 연이불왕자미지유야

黎(려)검을 / 黎民 모든 백성


03-05 狗彘食人食而不知檢 塗有餓浮而不知發 人死則曰 非我也勢也 是何異於刺人而殺之曰 

          구체식인식이불지검 도유아표이부지발  인사즉왈 비아야세야 시하이어자인이살지왈

檢(검)검사할, 금제할 / 塗(도)칠할, 길 / 餓(아)굶주릴 / 浮(부)뜰, 넘칠


非我也兵也 王無罪歲 斯天下之民至焉 

비아야병야 왕무죄세 사천하지민지언

斯(사)이, 천할


● 양혜왕이 말하기를 “나는 부덕한 사람이요. 내 나라 일이라면 여러 가지로 마음 을 쏟고 있습니다. 하내 지방에 흉년이 들면 하내 백성들은 하동으로 옮기고, 하동 지방 양곡을 하내로 보냅니다. 하동이 흉작일 때도 마찬가집니다. 이웃 나라가 정치하는 것을 보면 저만큼 애쓰는 이도 없는 것 같은데, 이웃 나라의 백성이 더 줄 지도 않고, 우리 나라의 백성이 더 불어나지도 않는 것은 웬일일까요?” 

“왕은 전쟁을 좋아하시니 전쟁에서 비유를 끌어 보겠습니다. 둥둥둥 북을 울려 무 장병졸의 접전이 한창일 때, 갑옷을 내던지고 창칼을 질질 끌면서 도망질을 치는 데 어느 놈은 백 보쯤 가다가 멎고 어느 놈은 오십 보쯤 가다가 멎었다 합시다. 오십 보를 간 놈이 백 보를 비웃었다고 하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그야 될 말이요. 백 보만 못 되었을 뿐이지 도망질친 것은 마찬가지지요.”
“왕이 만일 이 점을 아신다면 백성이 이웃 나라보다 많아지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농사철을 어기지 않으면 곡식이란 이루 다 먹지 못할 만큼 되고, 고기 웅덩이에 빽 빽한 그물을 던지지 않으면 물고기도 먹고 남으리만큼 있으리다. 나무밭에 도끼질 도 때가 있는 것이니 그렇게만 하면 재목도 쓰고 남으리만큼 넉넉하리다. 식량과 물고기가 먹고도 남고 재목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형편이면 이는 백성들이 살아 가는 살림에나 죽은 이의 치상(致喪)에나 아무런 걱정도 없게 되는 것이니, 산 사 람을 길러주고 죽은 이를 치상 치는데 걱정 없는 그것이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출 발인 것입니다. 

농삿집 텃밭에 뽕나무를 심으면 오십 난 노인도 명주옷을 입게 되고, 닭·돼지· 개 같은 집안 짐승도 철따라 잡고 철따라 깨이면 칠십 난 늙은이도 고기를 먹게 됩 니다. 농민들이 논밭갈이 할 때 징용 나오란 일만 없으면 몇 식구 먹여 살리기에는 문제가 없으리다. 교육기관을 부지런히 감독하여 효(孝)·제(悌)의 대의(大義)를 철 저히 가르친다면 머리 흰 늙은이가 봇짐을 지고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없을 것입니 다. 칠십 난 늙은이가 비단 옷에 고기를 먹게 되고 일반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얼고 떨지 않게 되고, 그러고도 왕 노릇을 못할 사람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개돼지가 사람 먹이를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 하게 할 줄을 모르고 있으며, 부화앙난 사 람들이 길 가에 넘어져도 쌀을 풀어 낼 줄을 모르고 있으면서 사람이 죽으면 ‘그것은 내 죄가 아니야. 시절이 잘못된 것을.......’ 

이라고 한다면 칼로 사람을 찔러 죽이고도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야. 칼이 그런 것을.......’
이렇게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리까? 왕께서 흉년에다 허물을 씌우시지만 않으 시면 천하 백성들이 다 모여 들 것입니다.” 



-준이생각 : 맹자가 말하는 참된 정치에는 벌써 자연자원 남획에 대한 경고가 들어 있고, ‘복지’에 대한 기본개념이 오롯이 들어 있다. 길가에 굶어 죽은 사람이 넘쳐나는데도 가축이 사람이 먹을 음식을 먹고 있고, 자기 곳간에 곡식을 풀어 나누어 먹지 않으면서 ‘이것은 내 죄가 아니야, 세월 탓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칼로 사람을 찔러 죽이고도 그것은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 ‘칼’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맹자의 서슬퍼른 대갈성이 지금의 자본주의 세상에 울려 퍼지고 있는 거 같다. 

<與民偕樂> 20150404


02-01 孟子見梁惠王 王立於沼上 顧鴻鴈麋鹿曰賢者亦樂此乎 

            맹자견양혜왕 왕립어소상 고홍안미록왈현자역락차호


02-02 孟子對曰 賢者而後樂此 不賢者 雖有此 不樂也 

            맹자대왈 현자이후락차 불현자 수유차 불락야


02-03 詩云 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攻之 不日成之 經始勿亟 庶民子來 

           시운 경시영대 경지영지 서민공지 불일성지 경시물극 서민자래

          

          王在靈囿 麀鹿攸伏 麀鹿濯濯 白鳥鶴鶴 王在靈沼 於牣魚躍 文王以民力 

          왕재영유 우록유복  우록탁탁  백조학학 왕재영소 어인어약  문왕이민력

          

          爲臺爲沼 而民歡樂之 謂其臺曰靈臺 謂其沼曰靈沼 樂其有麋鹿魚鼈 

          위대위소 이민환락지 위기대왈영대 위기소왈영소 락기유미록어별

          

          古之人 與民偕樂 故能樂也 

           고지인 여민해락 고능락야


02-04 湯誓曰時日害喪 予及女偕亡 民欲與之偕亡 雖有臺池鳥獸 豈能獨樂哉 

           탕서왈시일해상 여급녀해망 민욕여지해망 수유대지조수 기능독락재


● 맹자가 양혜왕을 만났을 때, 때마침 왕은 연못가를 거닐다가 문득 물새들과 사 슴 떼를 바라보면서

“현인도 이런 풍경을 좋아하시는지!”

“어진 사람이라야 이런 풍경을 즐길 줄 알지요. 현인이 아니면 이런 풍경을 보고도 좋은 줄을 모를 것입니다. 옛 시에, 영대(靈臺)를 지어 볼까 터닦아시작하던날 무리들 모여들어 어느새 이루어졌네 서둘지 말라 해도 제집인양짓는것을! 우리님계신곳은 신령 어리인 동산 기르는 사슴들이 제멋대로 엎드린 곳. 알찐 짐승들의

솜털도 빛나고 선학(仙鶴)은 떼를 지어 노래하며 즐기는 곳. 우리님계신곳은 신령어린연못 물결은 넘치고 고기는 뛰놀고.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문왕(文王)은 백성의 힘으로 대를 쌓고 못을 팠으나 백성들은 이를 진심으로 환 영하여 그 대를 영대라 부르며 그 못을 영소(靈沼)라 불렀고 그 안에서 사슴 떼 와 물고기들이 팔팔거리며 뛰노는 것을 마음껏 즐거워하였답니다. 옛날 사람들은 백성들과 함께 기쁨을 서로 나누었기 때문에 잘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랍니다. 《탕서(湯誓)》에 

이놈의 해는 언제나 없어진담 너도나도다 함께 죽고지고.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백성들이 다 함께 없어져 버렸으면 하고 투덜댄다면 비록 대 (臺)·지(池)가 있고 새와 짐승들이 있다 한들 어떻게 혼자서 즐길 수 있겠습니까?” 


-준이생각 ;  그 옛날, 연못 파고 좋은 나무 심어 놓고 짐승들도 풀어 놓고 좋다고 맹자에게 양혜왕은 자랑을 하려 하나, 좋은 것이 있을지라고 그것을 함께 즐기고 기쁘하는 백성이 있어야 진정으로 즐거운 것이지, 백성들이 이 놈의 세상 모두 망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때 좋은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맹자는 이렇게 쏘아 붙인다. 지금 세상의 눈으로 봐도 맹자란 사람 무지 까칠한 사람이었던 듯. 이러니 벼슬자리 하나 제대로 얻어 먹지 못하고 돌아 댕기다 세상 끝냈지…



梁惠王章句上


01-01 孟子見梁惠王 

       맹자견양혜왕

01-02 王曰叟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 

       왕왈수불원천리이래 역장유이리오국호

01-03 孟子對曰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맹자대왈 왕하필왈리 역유인의이이의

01-04 王曰何以利吾國 大夫曰何以利吾家 士庶人曰何以利吾身 上下交征利而國危矣 萬乘之國

       왕왈하이리오국 대우왈하이리오가 사서인왈하이리오신 상하교정리이국위의 만승지국

       殺其君者 必千乘之家 千乘之國殺其君者 必百乘之家 萬取千焉 千取百焉 不爲不多矣 

       살기군자 필천승지가  천승지국살기군자 필백승지가 만취천언 천취백언 불위부다의

       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饜 

       구위후의이선리 불탐불염

01-05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 

       미유인이유기친자야 미유의이후기군자야

01-06 王亦曰仁義而已矣 何必曰利 

       왕역왈인의이이의 하필왈리


● 맹자가 양혜왕을 만났을 때, 왕이 말하기를 “영감께서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

고 일부러 오셨으니, 아마도 우리나라를 이롭게 하여 주시겠지요?”

“왕께서는 왜 하필 이(利)라는 것을 내세우십니까? 오직 인(仁)과 의(義)가 있을 따름

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에 이로울까?’ 하시면, 대부는 ‘어떻게 하면 내

집안에 이로울까?’하며, 선비[士]나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자신에 이로울까?’하면

서 서로 서로 이 끝에만 얽히어 싸우게 되면, 나라는 위태로워지는 것입니다.

만승(萬乘)의 나라에서 그의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천승(千乘) 집안 사람인

것이요, 천승의 나라에서 그의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백승(百乘) 집안 사람이

니, 만 분의 천을 가졌고 천 분의 백을 가졌다면 많지 않다고 할 수 없지만, 만일

의(義)를 뒤로 미루고 이(利)만을 앞세운다면, 아주 빼앗아 버리지 않고서는 만족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仁)을 아는 사람으로 그의 어버이를 버려두는 일이 없고, 의(義)를 아는 사람으

로 그의 임금을 저버리는 일이 없답니다.

왕께서도 ‘인(仁)과 의(義)만이 있을 따름이니라.’ 그렇게 말씀하실 일이지, 왜 하

필 이(利)라는 것을 내세우십니까?”



- 쭌이생각 ; 이 첫페이지 첫장에 내용이 동양 철학의 대강이 그렇듯, 맹자의 전체이기도 한 내용이다.

이미 그 시대에 이익과 '인자와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야 말로 세상 모든 것의 잣대가 바로 이익(돈)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위정자는 이익을 쫓고 이익을 말하고 이 '하필왈리'에 나오는 말 그대로 돌아가고들 있는거 같다.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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